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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정기 인사]지주로 모인 '베테랑', 승계 시험대 '전략 컨트롤' 조직소방수 파견 줄이고 지주 체급 강화, '본업' 글로벌 확장 신유열 축 강화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25-11-27 15:48:07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7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매년 실적 부진 핵심 계열사에 지주 임원을 '소방수'로 투입하던 인사 관행을 최소화했다. 오히려 검증된 베테랑들을 불러들이거나 승진시키며 지주사 본연의 '컨트롤타워' 역량을 결집시키는 데 방점을 둔 모습이다. 지주사 역량을 모으는 흐름은 향후 그룹 전략을 총괄할 축을 정비하는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다.

중심 축인 신유열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바이오 사업 대표를 겸직하는 데 더해, 지주에 신설되는 '전략 컨트롤 조직'을 맡으며 역할이 확대됐다. 강화된 지주 조직은 신 부사장의 의사결정을 정교하게 다듬고 실행력을 더하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 향후 성과 기반의 승계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HQ 조직 해체로 '옥상옥' 구조 해소, 지주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롯데그룹의 2026년 정기인사에서 롯데지주는 '실행력 중심'으로 조직의 체질을 바꿨다. 의사결정의 병목 구간으로 지목됐던 HQ(헤드쿼터)를 해체하며 계열사 책임 경영을 내세웠다. 실질적으로는 중간 단계를 걷어내고 지주사가 계열사를 직접 관할하는 '직할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정욱·노준형 등 핵심 참모를 대표이사로 전면 배치해 실무 권한을 대폭 확대했다. 복잡한 보고 라인을 단순화해 지주사의 전략적 판단이 계열사 현장에 즉각 반영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구조를 효율화했다.

이러한 지주사 역량 집중 전략은 인력 배치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지주사 핵심 인력을 현장 구원투수로 급파했던 지난 2025년 정기인사와 비교하면 온도 차가 느껴진다. 2025년 정기인사의 경우 정호석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이 호텔롯데 대표로,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을 역임한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면세점 대표를 맡았다. 위기에 처한 핵심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지주사 인력을 현장으로 수혈했던 것이다.

왼쪽부터 박두환 사장, 황민재 부사장 , 최영준 전무, 배교 전무
반면 올해 지주사 출신 대표이사 파견은 재무1팀장 출신인 이상학 전무(롯데AMC) 정도에 그쳤다. 대신 내부 승진과 보직 이동을 통해 지주사 자체의 체급을 키우는 데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두환 HR혁신실장은 사장으로 승진을 시켰다. 인사 책임자를 사장급으로 높여 지주사의 권한을 강화했다.

실무 라인업 역시 계열사 핵심 인재들을 본부로 불러들이며 전문성을 보강했다. 롯데케미칼 출신의 기술통 황민재 부사장이 경영혁신실장으로, 롯데캐피탈 출신의 여신 전문가 배교 전무가 경영개선실장으로 합류한다. 재무혁신실장 또한 내부의 최영준 전무가 맡는다. 각 분야 베테랑들이 포진한 실무형 컨트롤타워 진용을 갖추게 된 것이다.

◇지주 미래성장실에 전략 컨트롤 기능 탑재, 유통 글로벌 사업 주도권 쥐나

신유열 부사장
롯데지주가 명실상부한 '실무형 컨트롤타워'로 거듭난 것은 결국 신유열 부사장의 승계 시계와 맞물려 있다. 이번 인사에서 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지는 않았지만, 역할과 권한은 대폭 확대됐다. 그룹의 4대 신성장 동력인 '바이오' 분야에서 박제임스 대표와 공동 지휘봉을 잡은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재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롯데지주가 신설을 알린 전략컨트롤 조직의 향방이다. 아직 구체적인 역할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주도하는 곳이 될 예정이다. 신 사장이 맡고 있는 지주 내 미래성장실에 전략컨트롤 조직 기능이 탑재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전략컨트롤 조직의 역할은 거버넌스 해체로 구심점을 잃은 사업 전략을 통합 관리하는 것으로 확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동군 HQ의 글로벌 사업 확장건이 있다.

김상현 부회장이 이끄는 유통군 HQ 주도로 싱가포르에 'iHQ(중간지주사)'를 설립해 동남아 진출의 고삐를 죌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이 용퇴하고 HQ 조직마저 해체되면서, 글로벌 전략의 주체가 모호해진 상황이다.

각 계열사별로 흩어져 진행할 경우 유통과 식품 등 연관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데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 공백을 지주사가 직접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기 때문에 그 역할이 신 부사장이 이끄는 전략컨트롤 조직에 부여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신 부사장 입장에서도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사업(바이오)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뿌리인 유통 등 본업에서도 성과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타이틀보다 실질적인 권환을 확대해 신사업과 본업의 균형잡힌 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초고속 승진으로 사장 타이틀을 다는 것이 중요한 시점은 아니었다고 본다"며 "실질적 권한 확대를 통해 향후 경영 능력을 입증할 기반을 마련하고 성과 창출에 집중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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