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경영 시프트]얇은 자본, 금리·계리 변화 못 버텼다②자본잠식 전부터 보인 징조…IFRS17, 할인율 현실화 땐 자본 감소 가속
정태현 기자공개 2025-12-01 12:37:32
[편집자주]
한국산업은행이 또다시 KDB생명보험의 자본 확충을 돕는다. KDB생명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5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일회성 지원 규모로 사상 최대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체적인 경영 시프트를 주문한다. KDB생명이 이번 지원을 토대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DB생명의 자본과 포트폴리오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향후 매각 가능성까지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7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보험의 자본적정성 악화는 신회계제도(IFRS17)를 도입한 뒤 뚜렷해졌다. 다만 자본잠식의 징조는 그 이전부터 포착됐다. 경쟁사에 비해 장기간 자본적정성이 열위한 수준에 머물렀다. 자본이 잠식되기까지 한국산업은행의 지원에 가려졌을 뿐이다.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보험이 역마진 구조를 고착한 영향이다. KDB생명의 자본구조는 IFRS17 체제에서 급격히 확대한 금리와 계리 변동성에 취약했다. 기타포괄손실 규모로만 자본을 1조원 넘게 차감했다.
◇IFRS17 전 산은 도움 없인 자기자본비율 2~3%
KDB생명보험의 자기자본이 급격히 감소한 건 IFRS17을 도입한 2023년부터다. IFRS17로 인한 변동성 확대는 KDB생명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업계 전반적인 현상이다. 다만 KDB생명은 그 전부터 자본완충력이 상대적으로 열위했다.

KDB생명의 2022년 말 자기자본비율은 3.0%로 2019년 말 5.3%, 2020년 말 5.2%, 2021년 말 4.4%에 이어 지속 하락했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타사의 경우 2022년 말 AIA생명보험 9.6%, 메트라이프생명보험 6.6%, 푸본현대생명보험 5.2%, 흥국생명보험 4.9% 등으로 집계됐다.
KDB생명이 2018~2019년 자기자본비율 5%를 넘길 수 있던 건 한국산업은행의 지원 덕이다. 문제는 자본 지원을 받은 해에는 자기자본비율이 5%대로 올랐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2~3%대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이는 산업은행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한 2010년부터 반복됐다.
KDB생명의 자기자본비율이 2022년 빠르게 악화한 건 금리 인상 여파다. 당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보유 중인 장기채권 평가손실이 불어났다. 생명보험사 특성상 상대적으로 총자산 대비 장기 채권 비중이 큰 영향을 받았다.
◇고금리 저축성, 자본 두꺼워질 틈 막았다
KDB생명의 자본 감소세는 IFRS17이 도입된 뒤 한층 가팔라졌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재평가하고 보험금융손익을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하는 새 기준을 적용한 여파다.
2023년 기타포괄손익누계액(OCI)은 마이너스(-) 5120억원으로 전년 -3424억원 대비 49.5% 증가했다. 이후 할인율 현실화까지 더해지면서 자본 감소 폭이 급확대했다. 2024년 OCI는 -1조1609억원으로 1년 만에 2.3배 증가했다. OCI는 시장 금리 변동으로 달라지는 자산·부채 평가액을 반영한 자본 계정이다.
새로운 회계제도와 할인율 현실화는 업계 전반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KDB생명만 유독 취약한 건 십수년 전부터 팔아온 고금리 저축성 보험의 영향이 컸다. 고금리로 팔던 게 금리 인하기에 역마진으로 돌아온 것이다. 산업은행 체제가 자리 잡아가던 2014년 보험계약부채 중 연금·저축 부문은 65%에 달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론 56%다.
KDB생명이 과거에 판매한 6%대 고금리 저축성 상품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역마진 구조가 굳어졌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상품 만기에 맞춰 고금리 상품을 팔기도 했다. 장기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한 타사와 비교하면 보험부채 내 보험계약마진(CSM) 비중도 낮은 편이다. 미래 기대이익으로 자본을 두텁게 쌓을 여력이 작다는 의미다.
순이익 흐름에서도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저축성 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특성상 이익 변동성이 큰 데다 평가손익도 금리 등의 외생변수에 쉽게 흔들렸다. 개별 연도 기준으로 적자와 소폭 흑자를 오가는 구간이 반복됐다. 장기간 이익잉여금을 제대로 축적하지 못하고 외부 지원에 의존한 구조가 결국 자본잠식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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