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사외이사 열전]위기 기업 단골 구원투수, '경제통' 박병원의 발자취재경부 차관 출신, 우리지주 회장 이력…각종 협회장 연속 타이틀 기록
이돈섭 기자공개 2025-12-03 09:27:45
[편집자주]
흔히 '베테랑(Veteran)'은 어떤 분야에서 오랫동안 몸담으며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이른다. 기업 의사결정의 최상단에 위치한 이사회에도 다수의 기업을 경험한 베테랑 사외이사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회사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비교군이 생기고 노하우가 쌓이는 만큼 theBoard는 여러 이사회에서 각광 받아온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1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병원 사외이사(사진)의 커리어는 전무후무하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1차관과 이명박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한 그는 경제부처 장관 후보로 거론되곤 했다. 공직을 떠난 뒤엔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전국은행연합회 회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공직 사회와 경제 산업계를 넘나든 이력이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그가 사외이사로 거쳐 온 기업도 다양하다. KT를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포스코, 두산인프라코어, 롯데손해보험, 라이나생명보험 등 다양한 기업 이사회에 몸담았다. 그가 사외이사로 몸담은 기업들의 재직 기간만 모두 합쳐도 도합 20년을 훌쩍 넘는다. 특히 각 기업이 여러 가지 내외부 이슈로 성장통을 앓고 있을 때 이사회 안에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심을 잡아 준 인사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 사외이사가 재경부 1차관을 마지막 보직으로 공직 사회를 떠난 건 2007년이다. 공직 사회에서 대표적 시장 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경제부처 장관 자리가 빌 때마다 여러 차례 후보로 거론되곤 했다. 박 당시 차관은 사표를 쓰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공모에 지원했고 당시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박 차관을 단독 회장 후보로 낙점했다. 박 전 차관은 2007년 3월 우리금융지주 신임 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우리금융지주의 가장 큰 과제는 민영화 추진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였다. 박 회장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면서 두 과제를 추진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후 부당대출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감사원이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아쉽게도 2008년 회장직을 내려놨다. 곧이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고 그해 말 그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발탁돼 그 이듬해까지 국가 거시경제 정책을 주도했다.

비슷한 시기 박 사외이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러브콜을 받아 해당 기업 이사회에 잠시 몸담기도 했지만 같은 해 말 은행연합회 회장에 오르면서 과도 겸직 논란을 의식해 해당 사외이사직은 중도 사임했다. 은행연합회장직을 겸임하면서 금융산업 박 사외이사는 KT 구조조정 파동을 비롯해 경영진 비리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 등을 겪었다. 그는 2014년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이사회를 떠났다.
연합회와 KT 이사회를 떠난 그 이듬해 2015년 한국경영자총협회장으로 추대받았고 동시에 두산인프라코어와 포스코 두 기업 사외이사로도 발탁됐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박 당시 회장의 과도한 겸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일기도 했으나 박 회장은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였는데 박 회장은 당시 박 대통령 공약으로 설립된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박 사외이사가 포스코 이사회에 몸담은 기간 중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고 적폐청산 프레임으로 대규모 검찰 수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권오준 회장 체제는 최정우 회장 체제로 전환했고 포스코 자체적으로 외풍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사회 체계화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훗날 박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멤버를 겸직하면서 포스코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가 자리잡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사이에도 박 사외이사의 사외이사 커리어는 계속 이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이사회를 떠난 이듬해 10월 롯데손해보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롯데손보는 최대주주가 롯데그룹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로 바뀐 직후였다. 당시 박 사외이사는 시장에서 그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손보 이사회 내외부 다양한 의견을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는 인물로 인식되곤 했다.
2020년에는 라이나생명보험 사외이사직을 맡아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사외이사가 지금까지 쌓아온 이사회 경력을 모두 합치면 20년이 훌쩍 넘는다. 현재 그의 나이 만 73세다. 시장 관계자는 "공직 사회와 산업 현장에서 족적을 남긴 인사"라고 평가했다. 박 사외이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과 서비스산업발전 TF 민간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지금도 산업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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