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 롯데건설 조달 총대 멨다 '7000억 인수'SPC 설립해 재매각, 호텔롯데·롯데물산 지원 '리스크 완화'
권순철 기자공개 2025-12-02 07:55:16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8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이 유리한 조건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자금 보충 약정을 제공한 덕에 연 5%의 이자만 지불하면서 단번에 7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이자 지급을 유예할 수 있는 조건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롯데건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의 총액 인수와 세일즈 마케팅은 한국투자증권이 전담할 예정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이 신종자본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기관 투자자들에게 셀다운하는 구조로 설계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평이다.
◇사상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호텔롯데·롯데물산 '후방 지원'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 이사회는 전날 70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를 조달해 재무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196%까지 낮아진 부채비율이 9월 말 214%로 상승하자 일주일 전 하노이 개발 법인 지분을 롯데쇼핑에 매각하기도 했다.
창사 후 첫 신종자본증권임에도 발행사에 유리한 구조로 딜이 설계된 모양새다. 연 이자율 5.8%는 지난 6월 발행한 공모 회사채 1.5년물 금리(5.9%)보다도 낮다. 물론 3년 뒤 조기상환하지 않을 경우 금리는 8.3%로 뛰어오르고 매년 0.5%포인트씩 가산되지만 경우에 따라 이자 지급을 유예할 수 있는 조건도 추가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례적인 규모의 발행임에도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의 지원이 수반됐기에 가능한 결과로 분석된다.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0, 안정적'에 그쳐 대규모 조달을 소화하려면 투자자들에 여러 안전 장치를 제공할 필요가 크다. 지난 1년 간 회사보다 열위한 크레딧을 갖춘 발행사가 5000억원 이상을 단독으로 찍은 케이스는 찾아 보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이번 딜은 증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롯데건설의 신종자본증권 전량을 인수하고, 이를 기초 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기관 투자자들에게 재매각(셀다운)하는 구조로 짜여졌다. 투자자들은 3년 간 5.8%의 이자를 받는 가운데 SPC의 상환이 여의치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호텔롯데와 롯데물산로부터 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도 한국증권 해결사…7000억 전량 인수 결정
롯데건설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는 △엘씨파트너스제일차(2000억원) △엘씨파트너스제이차(1500억원) △엘씨파트너스제삼차(2000억원) △엘씨파트너스제사차(1500억원)로 나눠 투자했다. 이중 엘씨파트너스제일차와 엘씨파트너스제삼차의 자금이 부족하면 호텔롯데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롯데물산과 자금 보충 약정을 맺었다.
개별 하우스가 7000억원을 모두 담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SPC가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셀다운하는 구조는 자체 북(book) 투자 대비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지만 복수의 증권사들이 나눠 투자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특히 롯데건설처럼 크레딧 우려가 불거졌던 기업의 증권 인수에는 하우스 리스크 파트에서 더욱 까다로운 심사 잣대가 적용된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증권이었기에 성사될 수 있었던 딜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올해 재무 부담을 겪고 있는 대기업들을 대신해 조달 총대를 메고 있는 하우스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이 증권사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6600억원 규모 주가수익스와프(PRS)뿐만 아니라 DL케미칼 사모 신종자본증권(2500억원)도 단독으로 인수했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의 후방 지원 덕에 셀다운 리스크도 한층 낮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건설이 지난 6월 발행한 900억원 규모의 공모채는 리테일 창구에서도 잘 소화되지 않았지만 원금 보장이 뒷받침된다면 투자 수요가 충분히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계열사 자금 보충 약정이 있어 증권사에 리스크가 과도히 쏠리지 않는 구조"라며 "셀다운 난이도가 그리 높진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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