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신종자본증권 발행]7000억 '자본 확충' 배경은①단기차입 1.3조원·홈플러스 PF 리스크 현실화 우려…재무여력 확보 필요성 부상
박새롬 기자공개 2025-12-02 07:30:19
[편집자주]
롯데건설이 창사 후 첫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그룹사 자금보충으로 7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2조3000억원 규모 PF 펀드를 조성해 브릿지론 차환 리스크를 덜어낸 바 있다. 올해는 차입금의 상환과 만기 구조 안정화를 진행하던 가운데 이번 결정을 내렸다. 더벨이 롯데건설의 대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배경과 의미, 영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8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롯데건설이 또다시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가운데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향후 1년간 상환해야 할 차입금만 1조3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부족한 자본을 한꺼번에 보강해 유동성 여력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다만 3년 내 콜옵션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금리와 신용도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는 구조여서 미봉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 이사회는 지난 21일 두 차례에 걸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내달 29일과 내년 1월 29일 각각 발행할 신종자본증권은 3500억원씩 총 7000억원이다. 30년 만기에 표면금리는 5.8%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이지만 기간을 제한 없이 연장할 수 있어 재무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채권이다.
롯데건설은 단기차입금 상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2조9056억원) 가운데 1년 내 상황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는 총 1조2629억원에 달한다. 이중 시중은행 대출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조달한 단기차입만 8080억원 규모다. 단기금융증권(CP·ABCP·단기사채) 3600억원 가운데 단기사채 900억원은 올해 말까지 만기다. 내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는 총 4480억원이다.
롯데건설의 유동성 대응력이 아예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이 8000억원, 미사용 대출약정 한도를 포함하면 약 1조3000억원까지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단기차입금 만기 구조가 촘촘한 데다 PF 우발채무 부담과 사업지 운영·공사 관련 현금 유출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롯데건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건 재무구조와도 연관성이 깊다. 회사채를 추가로 찍으면 부채비율이 치솟아 사채관리계획상 재무제약(부채비율 500% 이하)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잡히는 영구채가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2022~2023년부터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으며 회사채·CP 등 단기성 조달을 끊임없이 이어왔다. 이 때문에 촘촘해진 만기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선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반복적으로 미달을 겪었다. 올해 6월 실시한 11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도 전량 미매각을 기록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외 신인도가 낮아지면서 기관이 요구하는 금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자본성 조달이 가능한 시점에 대규모로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홈플러스 점포 개발사업의 리스크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전국 12개 홈플러스 점포 개발사업에 총 8155억 원의 후순위 PF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홈플러스 인수 후보들이 잇따라 이탈하고 지난 26일 입찰에서도 사실상 '노쇼'가 발생하며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2차 매각에서도 인수 의향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청산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각 점포의 임대차 계약은 해지 수순을 밟게 되고 추후 기한이익상실(EOD) 발생으로 경·공매로 처분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후순위 대주들이 경·공매로 PF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후순위 보증인인 롯데건설의 자금보충 의무가 발생한다. 다만 롯데건설은 동대문점과 부천상동점 등 우량한 사업지는 개발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재무 부담 우려가 낮다는 입장이다.
영구채 발행의 효과는 즉각적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진다. 7000억원 조달 시 자본총액은 2조8445억원에서 3조5000억원대로 늘어나고 연결기준 부채비율도 214%에서 180%대로 개선된다. 단기차입금 만기 부담을 완화하고 PF 리스크에 대한 방어력을 키울 수 있다. 신용도 하방압력을 방어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롯데건설의 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일제히 내리며 자본확충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영구채 발행이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구채는 형식상 30년 만기지만 시장에서는 3년 뒤인 콜옵션 시점을 사실상의 만기로 본다. 3년 뒤 7000억원을 조기상환하지 못하면 금리는 5.8%에서 8.3%로 뛴다. 이후로 매년 0.5%포인트씩 가산돼 최대 10.8%까지 적용될 수 있다. 또 이자가 유예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3년 뒤 유예이자와 함께 상환 부담이 한번에 몰릴 수 있다.
통상 시장에서는 콜옵션 미이행을 사실상 '디폴트' 신호로 받아들인다. 정상적인 기업은 대개 콜옵션 시점에 영구채를 상환하고 재발행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상환 여력 부족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도 콜옵션 미이행을 현금흐름 악화, 유동성 관리 실패로 간주해 신용등급 산정 시 주요 위험요인으로 보고 있다.
즉 롯데건설이 3년 뒤 콜옵션을 미이행할 경우 시장에서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악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회사채·CP 조달 금리 상승, 수요예측 미달, 은행 스프레드 확대 등 차환 리스크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PF 금융 협상력도 약화돼 신용보강 요구가 강화되고 민간·공공사업에서 수주 경쟁력까지 영향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올해 상반기부터 검토해온 선제적 자본 확충 조치"라며 "그룹의 신용보강이 제공되는 만큼 안정적인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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