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금투협회장 선거]19년 CEO 이현승 후보자, 민관 아우르는 소통 ‘강점’회원사 고민 경청…현장 기반 정책 기대감
백승룡 기자공개 2025-12-03 13:53:05
[편집자주]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정회원사만 400여곳에 달하는 금융투자협회가 새 수장을 뽑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조만간 후보 공모 공고를 띄워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의 막을 올릴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정권 교체 이후 산적해 있는 주요 이슈를 적극적으로 대변해 정부 당국과의 소통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 보다 관심이 높다.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를 이끌 수장은 누가될지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1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현승 후보자(사진)는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들을 찾아다니면서 메모한 수첩만 8권에 달한다. 같은 업종에서도 회사 사이즈에 따라 마주한 과제가 각양각색이라는 것을 이번 선거 준비하면서 뼈저리게 실감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의 꼼꼼한 메모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으로 발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후보자는 현 정부 경제부총리인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과 행정고시 제32회 동기다. 23살의 어린 나이에 행시를 합격한 이 후보자는 동기 중에서 가장 먼저 서기관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서기관 승진 1년 만에 민간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AT커니, 메릴린치 등을 거쳐 2006년 GE에너지코리아에서 처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후 SK증권, KB자산운용 등 총 19년간 CEO를 지냈다.이 후보자 주위에선 집요함을 그의 강점으로 꼽는다. 협회장 선거 출마 이후로도 특유의 집념대로 하루에도 수차례씩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 일정을 소화하면서 수첩을 8권째 쓴 것으로 전해진다. 남는 시간은 현장에서 메모해둔 것을 공약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후보자의 공약 대부분은 업계 대표 접견 과정에서 도출해낸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투자 인가지원센터 설립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에게는 당연한 시스템이 규모가 작은 곳에는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중소형사는 다양한 규제나 인가와 관련해 담당자가 없어 기한 내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며 “동일한 인가, IT 개발 등은 인가지원센터를 통해 공동으로 진행하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란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식·펀드 장기보유 세액공제 도입도 이 후보자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공모펀드는 이미 상장지수펀드(ETF)로 대체가 되고 있는 추세지만 공모펀드만의 영역이 분명 있어야 한다는 게 이현승 후보자의 지론이다. ETF는 거래가 편한 대신 장기보유가 어렵고 테마형이 많아 의도치 않게 시장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유석 제6대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이 같은 인식에서 공모펀드 직상장을 도입했지만, 이 후보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직상장이 아닌 세제 혜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관을 넘나든 이력 덕분에 금융투자업계의 입장을 조율하고 대변하는 소통 역량이 강점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동종업종 내에서도 회사마다 이해관계나 조직문화가 달라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 이 후보자는 20여년간 CEO를 맡으면서 여러 회사를 경험해 온 덕분에 이 점에서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황성엽 후보자가 신영증권에서만 줄곧 근무한 이력이나 서유석 후보자의 대부분의 이력이 미래에셋금융그룹이라는 점과 차별적인 대목이다.
이 후보자는 리스크 관리를 유난히 강조한 CEO로도 전해진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리스크가 문화가 돼야 한다’는 말을 습관처럼 했다”며 “SK증권 대표 시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어 평소 신념처럼 굳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대체투자 부문을 맡았는데 현재 해외 부동산이 고꾸라진 상황에서도 KB자산운용은 단 한 번의 민원도 없을 정도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증권사 네트워크에서 약세인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10여년 전 SK증권을 떠난 이후 증권사와 접점이 적었던 탓이다. 금융투자협회 회장 투표권을 갖고 있는 정회원사는 399곳으로 이 중 자산운용사의 숫자(322곳)가 절대적으로 크지만, 분담금에 따른 비례 투표권이 70% 비중을 차지해 대형 증권사의 표심이 당락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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