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두나무 빅딜]고민하는 한화증권, 가상자산 전략 따로 갈까토큰증권 플랫폼 채용 돌입…일부 회수 디지털·글로벌 투자 전망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5-12-04 07:41:09
[편집자주]
네이버와 두나무가 초대형 지분거래에 나선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 산하 종속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다. 비상장사임에도 각각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가진 두 기업이 수직계열화로 합쳐지게 됐다. 이해진, 송치형 두 창업자의 결단이다. M&A 규모만 아니라 국내 유통·결제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공룡 플랫폼과 점유율 1위 원화 가상자산거래소가 한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다만 성사까지는 아직 남은 관문이 많다. 이번 빅딜 이면의 배경과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 지분 정리를 두고 한화투자증권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주식 교환을 통해 하나가 되면서 기존 두나무 투자자였던 한화투자증권 입장에선 회수(Exit) 길이 열렸다.한화투자증권은 매각과 보유를 놓고 내년 6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한까지 고민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가상자산 사업에서 독자 행보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9월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에 돌입했는데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ST(토큰증권) 사업을 위해 인력 채용에 나섰다. 두나무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 이 같은 신사업 투자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미래전략실 산하 디지털자산전략TFT 신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ST 플랫폼 개발을 위한 경력직 채용에 돌입했다. 플랫폼 기술 개발 인력을 이끌 기술총괄부터 서비스 기획자, 애플리케이션 디자이너, 증권사 및 서비스 사업자와 협업을 계획을 세울 전략·사업개발 인력 등을 동시에 뽑는다. 가상자산과 해외사업을 법률적으로 검토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도 채용한다.
두나무 지분 보유를 놓고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규모 ST 플랫폼 인력 채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디지털과 글로벌 등 미래전략 수립을 이끌고 있는 손종민 디지털혁신본부장 직무대행 겸 미래전략실장은 회사의 가상자산 전략과 네이버파이낸셜 체제 하 두나무의 전략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지분 보유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화투자증권의 독립적인 가상자산 사업 전략이 눈에 띈다. 지난 9월 들어 독자적인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보안성과 확장성 개선에 중점을 둔 온체인(On-chain) 금융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단순히 금융상품을 토큰 형태로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투자 환경 전반을 블록체인 기술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디지털 자산 유관 사업자와 협력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이를 위한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미래전략실을 신설해 산하에 글로벌실과 디지털자산전략TFT를 배치했다. 미래전략실에서 ST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향후 금융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토큰증권 법제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준비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ST를 발행·관리하는 법적 근거가 담겼다. 이달 중으로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해외법인 추가 확장 계획도
한화투자증권 입장에선 두나무 보유지분 5.94% 중 일부를 현금화해 ST 플랫폼 개발을 비롯 신규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수 가능성도 충분하다.
2021년 한화금융그룹 차원의 신사업 전략에 발맞춰 두나무 보통주 약 200만주를 583억원에 매입했는데 막대한 차익이 기대된다. 지난달 말 발표된 두나무 1주당 교환가액이 43만9252원으로 매겨진 만큼 최대 9090억원까지 확보가 가능하다.
다만 이를 모두 현금화하는 건 무리가 있는 시나리오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양측 모두 주식매수청구권 상한이 1조2000억원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두나무에는 한화투자증권 말고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59%), 우리기술투자(7.2%) 등도 투자하고 있어 주요 투자자가 모두 회수를 결정하면 행사 규모가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내년 상반기 일부 회수에 성공하면 지난 7월 장병호 대표이사 부임 후 적극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디지털·글로벌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1995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한 장 대표는 2011년 중국 베이징 한화차이나, 2014년 중국 상하이 한화큐셀 등 해외 사업장을 여럿 거쳤다. 2016년 한화투자증권으로 잠시 돌아왔을 때에도 해외사업팀장을 맡았다.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디지털 신사업에 나선다면 글로벌 비즈니스는 동남아 진출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베트남 HFT증권을 인수해 해외 사업에 나섰다. 이를 파인트리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뒤 디지털 기반 증권사로 키웠다. 베트남 파인트리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 27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이익을 내는 증권사로 자리를 잡았다.
2023년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칩타다나증권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작업은 작년 10월 마무리된 뒤 마찬가지로 파인픽(PinePick·사진)이라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신규로 선보였다. 2023년 동시에 인수를 발표한 칩타다나자산운용은 내년 3월 M&A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해외 법인 확장을 검토 중인 단계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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