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03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5세기 유럽의 항해사들은 새로운 길을 찾아 미지의 바다로 떠났다. 가보지 않은 땅을 찾기 위한 항해는 당시로서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출항했고 육로로 연결돼 있지 않은 대륙 간 해상 무역의 발판을 만들었다.대항해 시대라고 불리는 이 시기는 세계 경제의 판도를 바꾼 중요 전환점 중 하나로 늘 언급된다. 최근 네이버와 두나무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한 모습을 보며 역사책에서 배운 이 시기가 떠올랐다.
인터넷이 국경을 지웠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용자 측면에서의 일이다. 기업의 진출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케이팝을 앞세운 국내 콘텐츠 산업이 해외로 뻗어 나갈 때도 IT 기업은 번번이 글로벌 고배를 마셨다. 이들에게 글로벌 특히 IT 산실이라 불리는 실리콘밸리 공략은 '가보지 못한 신대륙'이나 마찬가지였다.
네이버는 동아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고전했고 두나무는 코인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해외 진출 시도조차 거부당했다. 결국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 이 두 기업의 수직계열화 이유는 글로벌이었다. 단일로는 불가능했던 신대륙 개척을 둘이 함께 도전해 보겠다는 목표가 뚜렷했다.
이들이 선택한 도구는 블록체인이다. 중앙화된 운영 기구 없이 플랫폼 개발사도 하나의 생태계 참여자인 기술. 바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다. 그렇기에 법인의 국적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이런 이점을 발판 삼아 코인 송금, 결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물론 이 두 기업의 항해가 순탄하리란 보장은 없다. 코인베이스, 서클처럼 먼저 출발한 경쟁자를 따라잡기 위해 두 배로 빠르게 뛰어야 한다.
그럼에도 기대를 걸어보는 이유는 블록체인 금융 시장에서는 압도적 사업자가 없다. 구글처럼 높은 점유율 성벽을 쌓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틈을 찾기 쉽지 않지만 아직 블록체인 금융은 이 악물고 뛴다면 역전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장이다.
두 오너의 의지도 결연하다. 이 의장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있어 지분이 희석되는 건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송 회장 역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 두나무를 내어주고 네이버페이를 얻는 결단을 내렸다. 두 오너 모두 더 큰 기회를 위해 눈앞의 이익을 포기했다.
네이버와 두나무가 좌초 없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 또 그곳에서 무엇을 발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건 이들이 출항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의 출항은 또 다른 시대의 시작이다. 국내 IT 기업의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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