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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유경의 승부수]분더샵으로 쌓은 '패션 헤리티지'…글로벌 판권 경쟁 개척②바이어 중심의 신진 브랜드 선제 도입…직매입 통한 경쟁력 확보 지속

윤진현 기자공개 2025-12-08 08:24:17

[편집자주]

한 기업의 진짜 경쟁력은 확장기보다도 전환기에서 드러난다. 신세계는 글로벌 브랜드 유치와 패션 감도 경쟁 등을 통해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젠 새로운 해답을 찾고 있다. 지난해 계열 분리를 기점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정유경 회장이 변화의 선두에서 사업 체질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더벨이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의 전략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한국 패션 유통의 방향을 바꿀 인물로 꼽힌다. 2000년 초 직접 론칭한 분더샵을 무대로 해외 신진 브랜드를 국내에 선제적으로 소개하며, 신세계만의 패션 헤리티지를 체계적으로 쌓아왔다.

단순히 잘 팔리는 브랜드를 들여오는 수준을 넘어, 어떤 브랜드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까지 설계하는 전략을 통해 리테일 감도 경쟁의 판을 바꿨다. 이러한 흐름은 2009년 당시 정 회장이 부사장 직에 올라 패션 사업 지휘를 본격화하면서 한층 속도를 냈다.

바이어 조직의 감각과 직매입 역량을 끌어올려 글로벌 트렌드를 누구보다 먼저 포착하고, 이를 상품 구성에 즉각 반영했다. 신세계가 세계관을 제안하는 역할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 회장의 취향과 실행력이 결합된 전략적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더샵 통한 신진 브랜드 유통…선제적 큐레이션 '방점'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앙팡 리쉬 데프리메’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아시아 최초 단독 매장을 오픈 하는 등 수입 패션 사업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최근 마일리 사이러스, 자레드 레토 등 해외 유명 인사들이 착용하며 조명받은 브랜드다.

신세계는 패션 비즈니스의 전문화 및 우수 해외 브랜드 유치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브랜드 유치의 시발점이 된 건 바로 분더샵이다.

정유경 회장이 2000년에 선보인 럭셔리 편집숍 ‘분더샵’은 신세계 패션 사업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분더샵은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함께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해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최초로 소개하며 한국 패션의 감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2009년 당시 정유경 부사장이 취임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가속화됐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드리스 반 노튼, 스텔라 매카트니 등 당시 해외 패션 주요 도시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를 국내 사업에 편입하며 라인업을 고급화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백화점 채널의 특성상 소비자 취향을 선도할 수 있는 감도 높은 브랜드를 누가 먼저 큐레이션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정 회장은 이러한 환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고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과 세계 시장 반응을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이어왔다.

◇유통 넘어 취향 산업으로…바이어 감도 중심의 체질전환

그 특성은 분더샵 운영 방식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분더샵은 바이어들이 직접 해외 현지로 나가 상품을 구입해 판매하는 직매입을 중심으로 하는 운영된다. 바이어 조직의 패션 트렌드에 대한 감각과 소싱 역량이 사업의 핵심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게다가 바이어들이 밀란, 파리, 뉴욕 등 주요 패션 위크에 참여해 누구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상품 소싱에 반영했다. 다양한 해외 브랜드들과 긴밀한 관계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상품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바이어의 감각을 최우선으로 두고 소싱하는 원칙을 세운 결과 오늘날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브랜드를 국내 최초로 소개하기도 했다. 스텔라 매카트니, 크롬하츠, 알렉산더 왕, 부첼라티, 레포시, 가브리엘라 허스트, 피어오브갓, 꾸레쥬 등이 그 예시다.

글로벌 선진 브랜드의 도입으로 신세계 그룹의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6년 정 회장은 조선호텔 입사 후 이명희 총괄회장으로부터 꾸준히 경영 수업을 들었고, 해외 출장에도 동행하며 사업 안목과 글로벌 감각을 키워왔다고 여겨진다.

정 회장의 이러한 전략적 결실은 수치로도 확인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5년 기준 국내 패션 기업 중 단 7곳만이 가입한 ‘매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브랜드 의존형 유통 구조가 아닌 직매입 기반 체질로 전환한 덕분이다.

직매입 강화, 해외 브랜드 유치 등 신세계만의 전략이 핵심으로 작용한 결과다. 패션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기업의 미래 성장성 강화를 가져왔으며 동시에, ‘패션의 신세계’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했단 평가다.

신세계 관계자는 “분더샵을 중심으로 구축한 패션 경쟁력은 지금도 확장 중”이라며 “글로벌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시장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감도 기반 체질을 지속적으로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출처: 분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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