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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도 찾는 IMA, 상품없어도 추천한다[WM 풍향계]상품 출시 전부터 고액자산가 ‘사전 예약’ 움직임…PB들, 타사 상품 먼저 소개

이명관 기자공개 2025-12-08 17:38:38

[편집자주]

국내 WM(Wealth Management) 시장은 은행과 증권사, 운용사 등을 큰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개인 고객과 접점을 이루는 PB(Private Banker)부터 콘트롤타워인 본사 리테일 파트, 여기에 자산을 굴리는 펀드매니저가 얽히고설켜 있는 생태계다. 더벨은 이 시장의 화두와 동향, 그리고 고민 등 생생한 얘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딜·발행어음에 이어 종합투자계좌(IMA)가 고액자산가 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IMA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상품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실제 상품이 없는 상황에서도 고객들에게 IMA 투자 설명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수익률뿐 아니라 제도적 구조에 대한 이해가 높은 고액자산가일수록 I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PB 채널에서는 IMA 상품 출시 전임에도 자산가 대상 설명과 계좌 준비 안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IMA 인가를 받은 뒤 빠르면 연내 첫 상품 출시를 목표로 내부 실무를 진행 중이다. 1호 상품은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주 중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 증권사 PB는 "고객 대부분이 IMA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구조나 리스크는 아직 모르는 상태"라며 "그럼에도 예금보다 조금 더 수익이 나고 안정적이라는 설명에 관심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액자산가들이 IMA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자금 운용의 경직성이 있다. 최근 예금금리는 3% 초중반까지 하락했고,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발행어음이나 특판채권의 매력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일정 수준 이상 자금을 보유한 자산가일수록 1년 이상 자금 락업(lock-up)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 수익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성향이 IMA와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상품이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증권사 PB 채널에서 IMA에 대한 소개가 활발한 것은 단순한 자금 유치 경쟁이 아니라 시장의 높은 기대감과 관심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IMA 인가를 받지 않은 증권사에서도 PB들이 고객들에게 해당 제도를 소개하거나 관련 브리핑 자료를 전달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자사 상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타사 IMA를 설명하는 것은 WM 영업 현장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다. 그만큼 자산가들의 관심이 크고, 향후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IMA는 기본적으로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기업금융(기업대출, 채권투자, 인수금융 등)에 운용하고 그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다. 전통적인 예금이나 발행어음처럼 단순히 채권에만 투자하는 구조가 아니라, 증권사가 직접 구조화하거나 조달하는 다양한 딜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어 운용 자율성이 크다. 고객이 부담하는 리스크는 '운용 실패'에 가까우며, 만기형 상품의 경우 원금 보장이 전제돼 리테일 투자자에게도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다만 이를 취급할 수 있는 증권사는 제한적이다. 제도적으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중에서도 자기자본 8조원 이상, 내부통제 시스템과 운용 인프라 요건을 갖춘 곳만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기준을 충족해 실제로 인가를 획득한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뿐이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도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지만, 내부 요건 정비와 금융당국 협의 등 절차가 필요한 만큼 단기간 내 진입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조달 자금의 일정 비율은 모험자본(벤처·중소기업 등) 투자에 배정해야 한다. 이 비율은 최초 상품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10% 이상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IMA가 단순한 예금 대체 수단을 넘어 자본시장 내 생산적 투자 유도 수단으로 설계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 요건은 운용 측면에선 부담이 될 수도 있어, 보수적인 상품 설계를 원하는 WM 부서와 운용 부서 간 이견도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IMA는 구조적 안정성과 자본시장 기여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갖춘 제도이자 상품이다. 하지만 그만큼 설계와 운용이 까다롭고, 당국과의 협의,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 수익자 설득력 등 여러 장벽을 넘어서야 시장에서 확산될 수 있다. 지금은 선도 사업자 두 곳만이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향후 추가 인가 여부와 초기 상품의 성과가 제도 전체의 확산 속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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