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금투협회장 선거]반전없는 숏리스트…저조한 흥행에 존재감 사라졌다후추위 뻔한 결과…탈락자 없는 선거는 이번이 처음
백승룡 기자공개 2025-12-04 07:42:02
[편집자주]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정회원사만 400여곳에 달하는 금융투자협회가 새 수장을 뽑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조만간 후보 공모 공고를 띄워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의 막을 올릴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정권 교체 이후 산적해 있는 주요 이슈를 적극적으로 대변해 정부 당국과의 소통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 보다 관심이 높다.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를 이끌 수장은 누가될지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 회장 후보자가 역대급으로 적었던 탓에 후보추천위원회도 존재감 없이 역할을 마치게 됐다.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 때마다 후보자를 선별하면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후추위가 이번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후보자 전원을 숏리스트(적격 후보)로 올리면서다. 등록 후보자 수 측면에서나, 형식적인 숏리스트 측면에서나 흥행에 실패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는 제7대 회장 후보자로 지원한 △서유석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등 3명을 모두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 통상 후추위는 선거일을 2주 앞두고 최종 후보자를 발표해 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일인 18일까지 2주 이상의 넉넉한 일정을 남기고 숏리스트가 정해졌다.
후추위는 회장 후보자들에 대해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숏리스트를 추리는데, 역대 선거마다 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를 탈락시키는 등 강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특히 초대 회장 선거 당시 황건호 전 증권협회장, 윤태순 전 자산운용협회장, 이정우 전 하나대투증권(현 하나증권) 고문, 박용만 전 증권업협회 부회장 등 4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썼지만 황건호 후보자를 단독 후보로 선정하면서 사실상 당선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후 제2대 회장 선거부터 직전인 제6대 회장 선거까지는 숏리스트를 동일하게 3명씩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적게는 1명, 많게는 3명까지 후보자가 탈락하는 ‘후추위의 시간’이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와 결이 맞는 후보자들을 추리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선거 자체는 회원사들의 투표권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지만, 후보자를 선별하는 데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이었다.
다만 이번 제7대 회장 선거에선 처음으로 등록 후보자 전원이 숏리스트에 오르면서 후추위의 역할도 형식에 그치게 된 모습이다. 앞선 후보자 공모에서 지원자가 3명에 그친 탓에 후추위가 후보자를 선별하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워진 것이다. 역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후보자 공모에서 후보자들은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6명까지 달해, 이번처럼 3명으로 적었던 적은 없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장 후보자 공모가 끝났을 때도 역대급으로 지원자 수가 적어 후보추천위원회가 숏리스트를 꾸리는 게 의미가 있냐는 시각이 많았다”며 “3명뿐인 후보자 가운데 특정인을 탈락시키기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업계의 규모가 무색할 정도로 긴장감도 없고 흥행에 실패한 선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회장 후보 하마평에 오르던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출마를 고사하면서 사실상 후추위가 예의주시할 후보가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표는 KB증권 대표 재임 시절이었던 2023년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박 전 대표는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 승소를 한 뒤 최근 2심에서도 승소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사법 이슈를 이유로 불출마했는데, 1심 승소만으로도 출마하는 데 문제가 없었던 데다가 2심도 승소가 유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의아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선 박 전 대표와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치르면서 불편해하는 기류가 강했다”며 “박 전 대표로서는 출마를 강행하더라도 후추위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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