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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경영 시프트]여전히 낮은 매각 가능성, 해결 과제는④산은도 매각보다 정상화 방점…자본 지원만으론 실질적 가치 변화 미미

정태현 기자공개 2025-12-04 12:54:57

[편집자주]

한국산업은행이 또다시 KDB생명보험의 자본 확충을 돕는다. KDB생명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5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일회성 지원 규모로 사상 최대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체적인 경영 시프트를 주문한다. KDB생명이 이번 지원을 토대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DB생명의 자본과 포트폴리오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향후 매각 가능성까지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2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산업은행 덕분에 KDB생명보험의 자본잠식이 해소될 전망이다. KDB생명의 매물 가치는 요지부동이다. 산업은행의 잇단 매각 추진을 사실상 무산시킨 KDB생명의 경영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히 매각의 출발선상에 올려놓은 차원이라는 평가다.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걸 고려하면 매각이 구체화되기 위해선 최소 1~2년이 필요할 전망이다. KDB생명의 승부수는 제3보험 강화다. 이를 위해 대면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채널 재편이 자본 확충과 함께 가야만 KDB생명이 팔리는 회사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해 산은 완전자회사로…당분간 책임경영 불가피

KDB생명의 매각 히스토리는 2010년대부터 시작됐다. 산업은행은 10여년간 사모펀드(PEF)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여섯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PEF)는 15년까지 존속할 수 있다. 해당 PEF가 올해 2월 만기를 맞아 청산했다. KDB생명 지분을 산업은행이 직접 보유하는 완전 자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여섯 차례 매각을 진행하는 동안 유의미한 진전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JC파트너스와 하나금융지주다. JC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말 KDB칸서스PEF와 KDB생명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에서 거래를 중단했다. 시장 환경이 변하고 예상보다 금융당국 승인 과정이 길어지면서다. 이후 하나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가 잇따라 인수 후보군으로 올랐지만 모두 추가 자본 부담과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중간에 발을 뺐다.

비슷한 시기 인수합병(M&A)을 마무리 지은 푸르덴셜생명(KB라이프 전신), ING생명(신한라이프 전신)과 비교하면 시장 내 KDB생명의 소외 현상은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당시 두 곳은 모두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고 설계사 조직과 채널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매물 매력도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KDB생명은 금호생명(옛 KDB생명) 때부터 축적한 저축성보험이 부채 리스크로 남아있는 데다 채널 경쟁력도 열위한 편에 속했다.

산업은행도 KDB생명 매각보다는 경영 정상화를 우선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계속된 자본 지원에도 KDB생명이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지 못하면서다. 올해 완전 자회사 편입을 계기로 KDB생명을 우량 매물로 탈바꿈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KDB생명의 열위한 경영 구조가 장기간 유지된 만큼 산업은행이 최소 1~2년은 책임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매각 여부는 재무 지표가 일정 수준으로 회복한 뒤 재검토할 전망이다.

◇제3보험 앞세운 정상화…대면채널 육성 관건

KDB생명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앞세우는 건 제3보험이다. 고착화된 저축성보험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제3보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상품 기획부터 언더라이팅, 사후 성과 분석까지 전 단계를 손보고 있다.

문제는 상품에만 집중해서는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다수 보험사가 보험계약마진(CSM) 축적을 위해 보장성보험에 매진하는 만큼 상품을 차별화하기 쉽지 않다. 상품 실적을 직접 견인하는 채널 경쟁력이 중요하다. 채널 경쟁력이 3보험 강화를 뒷받침할 성장 엔진인 셈이다.


보장성보험은 상품 특성상 대면 채널이 중요하다. 담보와 약관이 복잡한 경우가 많아 설계사 상담을 거쳐 가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전속 설계사 수는 채널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KDB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올해 9월 말 기준 842명이다. 전년 동기 943명에서 101명(10.7%) 감소했다. 신규 등록 인원이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 데다 정착률도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21.2%로 전년 30.0% 대비 8.8%포인트(p) 하락했다.

KDB생명의 전속 설계사는 금호생명 출신이 포진해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다. 영업 경력이 긴 설계사는 저축성보험 계약 관리나 안정성 차원에서 장점을 지녔다. 다만 KDB생명이 3보험 중심으로 빠른 실적을 내기 위해선 젊은 신인 설계사 충원에 힘써야 한다.

자본력이 열위한 점도 대면 채널을 육성하는 데 제약 사항이다. 통상 설계사를 빠르게 충원하려면 인센티브를 공격적으로 내거는 식을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실적이 좋은 타사 설계사를 빼내 오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효율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설계사를 정착시키는 게 관건이다.

KDB생명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리크루터를 발굴한 덕분에 전속설계사 월평균 유입 수가 올해 1분기 3명에서 최근 10~15명으로 증가했다"며 "고객 관리 중심으로 전속채널을 강화하고 그간 축소됐던 방카슈랑스나 DM 채널을 특화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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