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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형 시장 분석]실적배당형 시대 개막…'저축형 연금'에서 벗어나다①퇴직연금 자산, ‘저축형’에서 ‘운용형’으로 재편… DC·IRP 중심 실적배당형 비중 80% 상회

이명관 기자공개 2025-12-08 17:39:11

[편집자주]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투자형'으로 이동하고 있다. 원리금 보장 상품 중심이던 포트폴리오가 점차 주식, 채권혼합, 대체자산 등 수익 추구형 자산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원리금 비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을 중심으로 유형별 전략과 주요 운용사·판매채널의 흐름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3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원금 보장을 기반으로 한 저축형 구조에서 벗어나, 실적배당형 중심의 투자형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과거에는 채권·예금 등 안정자산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대체자산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확장되며 자산운용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3층 연금체계에서 개인 주도의 퇴직연금 역할이 커지면서, 수익률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DC형(확정기여형), IRP(개인형퇴직연금) 확산은 가입자가 스스로 전략을 선택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연금자산의 실질적 주력은 ‘원리금 비보장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적배당형 확대…저물어가는 DB형

퇴직연금 시장 내 실적배당형 비중 확대는 제도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과거에는 확정급여형(DB)을 통해 회사가 일괄 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특히 DC와 IRP는 가입자가 직접 운용 전략을 선택할 수 있어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

2025년 10월 말 기준 원리금 비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의 총 순자산은 약 306조6680억원이다. 이 중 주식형이 178조1534억원(58%)으로 가장 많았고, 채권형(86조8859억원), 기타 전략형(56조7234억원), 채권혼합형(24조2316억원), 주식혼합형(16조615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주식형과 혼합형을 포함한 실적배당형 자산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연금 자산이 실질적으로 운용형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체 퇴직연금 자산에서 실적배당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17.4%에서 2025년 10월 현재 20%를 상회했다. 특히 IRP 계좌 내 실적배당형 비중은 35%를 넘었고, 증권업권 IRP의 경우 절반 가까이가 펀드와 ETF에 투자되고 있다. 단순한 자금 유입을 넘어 자산 구성 자체가 구조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수익률 차이도 실적배당형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10월 기준 IRP 원리금 비보장형 수익률은 증권업권이 평균 6.43%로 가장 높았고, 은행(6.39%), 보험(5.71%)이 뒤를 이었다. DC형 역시 증권업권이 6%대를 유지하며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퇴직연금 선택 기준이 상품명에서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DB형 퇴직연금에 익숙한 기업과 가입자 일부는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을 선호하고 있지만, 제도 자체가 DC·IRP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장 전반의 상품 구조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더 이상 퇴직금 운용 수단에 머물지 않고, 사적 자산 형성의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전략 중심 전환…무엇에 투자하느냐가 경쟁력

실적배당형 자산이 확대되면서 상품 선택 기준은 '무엇에 투자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단일 주식형 펀드를 넘어 TDF, 글로벌 ETF, 커버드콜, 리츠·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 전략이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추세다. 이는 단기 수익률보다 중장기 리스크 관리와 복리 수익에 초점을 맞추는 사용자 니즈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전략별 평균 총보수율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주식형 상품의 평균 총보수는 0.97%로 가장 높았고, 주식혼합형(0.83%), 채권혼합형(0.72%), 기타 전략형(0.67%) 순이었다. 채권형은 0.48%로 가장 낮았다. 전략 복잡도에 따라 비용 차별화가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통적인 TDF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전략형 펀드들도 활발하게 공급되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아이엠에셋자산운용, 에셋원자산운용 등은 절대수익형, 사모재간접형, 변동성 관리형 펀드를 IRP 중심으로 설계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기존 인덱스 기반 펀드와 차별화된 운용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디폴트옵션 시행 이후 사용자 교체율 증가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단순히 수익률 수치보다, 해당 전략이 어떤 리밸런싱 구조와 리스크 방어 논리를 갖췄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며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퇴직연금 상품 간 교체 주기가 짧아진 만큼 전략의 지속 가능성과 시장 적응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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