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08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사외이사들을 만나보면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 있다. 최대 6년으로 제한된 사외이사 임기가 짧다는 것이다. 인터뷰에 응해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험을 나눌 정도로 적극적인 이들의 목소리임을 감안하면 한 번쯤은 고민해 볼 만한 주제다.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기업 밖의 사람이다. 본업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사로서 그 기업을 이해하고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당장 산업의 특성을 공부하고 재무 지표를 파악하는 데에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금융사와 제조업을 모두 경험해 본 한 사외이사는 "기업에 대해 이제 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어느덧 임기 만료가 다가온다"며 "합리적 결정을 위해서는 품이 드는데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니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는 최대 6년이다. 해당 상장사 또는 그 계열사에서 재직한 기간을 더했을 때 9년을 넘길 수 없다. 임기 제한을 둔 가장 큰 이유는 장기간 재직하면서 독립성을 잃을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외이사의 연임을 법적으로 제한한 나라는 드물다. 미국과 일본은 따로 재직기간에 규제를 두지 않았다. 심지어 애플 선임사외이사인 아서 레빈슨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20년 넘는 장기 이사가 자리하고 있지만 애플은 견제와 주주 이익 보호가 이뤄지는 선진 이사회로 꼽힌다.
실제 기업들은 국내 사외이사 임기 제한 도입 초기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사외이사 발굴을 위한 수많은 검증, 비용, 교육 과정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적격자를 선임해도 새로운 인재를 물색해야 하고 국내 이사진은 주로 교수 등 학계에 집중돼 인력 풀이 적다는 부담도 있다.
물론 아무런 조치 없이 사외이사의 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사회 내부 평가 프로세스가 갖춰져야 한다. 애플 기업지배구조위원회 헌장에도 현직 이사의 성과를 평가해 재선임 여부를 논의한다는 문항이 포함돼 있다.
정량으로 평가할 수 있는 출석률을 비롯해 이사로 재직하며 내렸던 결정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사외이사들의 의사결정으로 이사회가 운영된다면 임기라는 틀로 유능한 사외이사를 떠나보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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