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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문화재단의 진화]LG, 아트센터 마곡 이전 명암②2022년 사업이익 적자전환, 3년 연속 손실

서지민 기자공개 2025-12-15 10:29:00

[편집자주]

문화재단은 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한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각사 오너의 의지에 따라 공익사업 성격, 실행력, 재단 구조 등이 매우 다양한 스팩트럼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거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던 곳이 다수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변화를 시도하며 인식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곳이 많다. 연간 공시를 토대로 주요 대기업 문화재단들의 현재 위상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화 양상 등을 다방면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9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56주년을 맞은 LG연암문화재단의 재무 흐름에 경고등이 커졌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굳건했던 수익 창출력이 2022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꺾이면서 3년 연속 적자 늪에 빠진 상황이다.

LG아트센터 마곡 지구 이전과 디스커버리랩 개관 이후 사업 규모가 크게 확대됐지만 운영비용 증가 폭이 매출 증가 폭을 훨씬 상회하며 손익 구조가 빠르게 악화됐다. 50년 넘게 안정적으로 유지돼 온 공익사업 모델이 새로운 도전 앞에 놓였다.

◇2021년까지 자체 매출액 위주 안정적 수익구조 유지

LG연암문화재단은 1970년 대학생 장학금 및 연구비 지급사업을 시작으로 1996년 LG상남도서관, 2000년 LG아트센터를 차례로 개관하며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이후 약 20년간 아트센터 및 도서관 운영, 교수 및 대학생 지원사업 중심의 사업구조가 안착했다.

LG연암문화재단의 사업수입은 2017년 182억원, 2018년 187억원, 2019년 196억원으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야외활동이 제한된 2020년에도 152억원 규모를 유지했고 2021년 210억원으로 빠르게 회복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트센터 등 공익사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창출하는 매출액이 전체 사업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점이 눈길을 끈다. 2020년까지 사업수익의 매출 비중이 65%를 웃돌았고 기부금 수익의 비중은 20% 안팎에 그쳤다.

계열사로부터 받는 기부금이나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구조가 이어졌다는 뜻이다. 사업비용 역시 수입을 초과하지 않으면서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사업이익을 남겼다.

수십년간 유지됐던 안정적 수익구조가 2022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2022년 63억원의 사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이후 2024년까지 3년 연속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3년간 누적된 사업손실액 규모는 130억원에 달한다.

LG연암문화재단의 사업수입은 2021년 210억원에서 2022년 282억원, 2023년 374억원, 2024년 363억원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그러나 사업수입의 매출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졌고 기부금 비중이 30%대로 높아진 점을 알 수 있다.

사업비용은 최근 2년 연속 400억원을 기록하며 사업수입을 웃돌았다. 급격한 비용 증가로 적자가 이어지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계열사 기부금에 의존하게 되는 수익 구조가 확립됐다는 지적이다.


◇2022년 '아트센터·디스커버리랩' 사업 확장에 비용 급증

수익성 악화를 이끈 핵심 요인은 사업 모델 변화다. 2022년 LG아트센터 이전과 LG디스커버리랩 서울 개관이 이뤄지면서 LG아트센터와 LG디스커버리랩, LG상남도서관이라는 3개 핵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사업구조가 완성됐다.

22년간 역삼동에 자리했던 LG아트센터는 2022년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으로 위치를 옮겨 'LG아트센터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1300석 규모의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새로운 아트센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 기술 설비 확장, 운영 인력 증가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사업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작공연 투자와 글로벌 투어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고정비가 급증했다.

디스커버리랩 역시 비용 구조를 밀어 올린 주된 사업이다. 2022년 11월 디스커버리랩 부산에 이어 마곡 LG아트센터 내에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을 개관했다. 국내 최초의 체험형 AI 교육 기관으로 매년 약 3만3000명에게 무상으로 AI 교육을 제공한다.

LG AI연구원과 LG전자 연구진이 직접 참여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전문 인력 충원, AI 실습 장비 도입, 로봇지능·언어지능 프로그램 운영 등 고정비 비중이 높다. 모든 교육이 전액 무상으로 비용 증가가 고스란히 재무 부담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LG아트센터와 디스커버리랩 개관이라는 굵직한 사업 확장은 LG그룹의 공익 철학을 실현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이다. 하지만 재단 운영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선 새로운 비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아트센터 서울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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