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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위기에서 길을 찾는 '청년 디벨로퍼'

박새롬 기자공개 2025-12-12 08:01:22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1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같은 모듈러 주택 개발을 해도 제조업으로 시작하면 국가 지원을 받고, 부동산 개발로 하면 아무런 혜택이 없다."

최근 20대 중반에 창업에 도전한 90년대생 디벨로퍼를 만났다. 부동산 개발업은 청년 창업 지원제도에서도 사실상 비껴가 있어 성장 초기부터 '불리한 출발선'에 선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다른 산업군 대비 제도적 지원이 적고 실패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훨씬 더 엄격하다는 얘기였다.

수십 년간 도시 개발을 이끌어온 1세대 디벨로퍼들조차 아직까지 제도와 인식이 산업의 성장을 따라오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도시 공간을 재창조해 사람들에게 필요한 주거·업무 환경을 공급하는 업임에도 개발업은 여전히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한 채 멈춰 있다.

다르게 말하면 그동안 기성세대가 풀지 못한 숙제가 고스란히 청년 디벨로퍼들에게 넘어온 셈이다. 여기에 최근의 시장 환경은 이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LH의 공공 토지 매각 중단,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 중단까지 이어지며 안정적 사업지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다. PF 조달 환경도 장벽이 높아졌다. 기성 디벨로퍼들이 겪었던 위기보다 청년 디벨로퍼들의 상황이 더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청년 디벨로퍼들도 분명 존재한다. 최근 만난 젊은 디벨로퍼들 모두 각자의 절실한 고민과 회사를 성장시킬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협회의 차세대 디벨로퍼 프로그램(ARPY)에 참여해 젊은 사업들끼리 머리를 맞대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업황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이들은 도시 데이터를 활용한 개발 방식, 소규모 부지의 새로운 활용 모델, 모듈러 건물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 활용법 등 선대가 시도하지 못했던 방식을 모색하며 미래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지엘산업개발의 2세인 황준연 씨앤엘글로벌 대표도 직접 발로 뛰며 신규 사업지를 찾고,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개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를 직접 창업한 성호건 코드랩 대표도 전국 각지를 다니며 자신만의 회사 성장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 업계 원로는 "이 업계는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며 "그 말은 반대로 늘 기회도 있었다는 뜻"이라고 했다. 청년 디벨로퍼들은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부동산 개발업도 타 산업군처럼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고 청년들이 공정한 출발선에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길 바란다.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찾는 영 디벨로퍼들에게 지금 우리 사회가 보내야 할 것은 비판이 아니라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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