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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펀드 예산 진단]중기부 '2800억 삭감'…생태계 위축 우려①삭감 이유는 국민성장펀드와 출자 중복…벤처업계 "추경 적극 건의"

이기정 기자공개 2025-12-15 08:05:10

[편집자주]

정부가 내년도 모태펀드 예산을 감액하면서 벤처투자 업계의 아쉬움이 크다. 정책자금 확대를 공언했던 기조와 달리 생태계의 핵심인 모태펀드 예산이 제자리걸음에 그치면서 높아졌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시작으로 부처 대부분이 모태펀드 예산을 유지하거나 줄이면서 업계에서는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벨이 이번 예산 삭감 배경과 시장에 미칠 영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1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3의 '벤처붐'을 꿈꾸던 벤처캐피탈(VC)업계에 비보가 전해졌다. 벤처투자 활성화에 적극 나선 정부의 자금 공급으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지만 정작 생태계 젖줄로 평가되는 모태펀드 예산이 제자리걸음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 숙원이었던 모태펀드 만기 연장이 이뤄졌음에도 시장의 아쉬움이 크다.

정책자금이 동원되는 모태펀드는 벤처 생태계 '밸런스'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민간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영역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거나 아직 트랙레코드가 부족한 신생 VC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만큼 모태펀드 예산은 VC업계에 민감한 이슈다.

국회에서 모태펀드 예산이 삭감된 주요 배경은 정책펀드간 출자 중복 문제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성장펀드를 포함해 예정된 출자 규모가 상당하기에 모태펀드 예산을 늘릴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다만 업계에서는 출자 주체별 기능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태펀드 예산 삭감이 생태계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예산 증액 수혜 대상 제외…올해 추경분은 출자사업 본예산 포함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모태조합 출자' 예산은 8200억원으로 당초 중기부 요청액 1조1000억원 대비 2800억원 감액됐다. 심사 과정에서 예산 삭감 논의가 이뤄진다고 알려지면서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기업협회 등이 우려를 표했지만 결국 감액을 막지 못했다.


중기부의 연도별 예산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모태펀드 예산이 수혜 대상에서 제외돼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중기부 예산은 2023년 13조5000억원, 2024년 14조9000억원, 올해 15조2000억원, 내년 16조5233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그간 모태펀드 예산은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1조원, 1조700억원에서 2022년 5200억원으로 급감했다. 2023년 3135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고 2024년에는 4540억원으로 회복했다. 올해에는 당초 전년과 유사한 5000억원으로 정해졌으나 추경을 통해 8000억원까지 늘어났다.

내년 예산이 올해 추경을 합한 규모와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자사업 역시 비슷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추경을 통해 진행했던 'NEXT UNICORN Project' 출자사업 등이 본예산에 포함됐다. 다른 부처의 모태펀드 예산 역시 올해와 유사한 수준에서 정해진 것을 고려하면 내년 출자사업은 올해와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부도 1000억 감액…'초기 스타트업·중소형 VC' 타격 우려

모태펀드 예산 삭감을 두고 VC와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모태펀드 예산은 논의 과정에서 기존 예산으로 조성된 자펀드의 미투자 잔액이 남아 있고 출자재원이 당해 사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삭감 논의 대상에 올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 등 다른 정책출자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감액의 주된 이유였다. 실제 같은 사유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했던 AI혁신펀드 예산(1000억원) 역시 전액 감액됐다.


VC업계에선 모태펀드와 다른 정책기관 출자는 목적성이 다르기에 동일선상에 둬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실제 국민성장펀드와 모태펀드는 타깃하는 출자 분야가 다르다. 모태펀드가 초기 기업 지원에 주력한다면 국민성장펀드는 어느정도 스케일업을 이룬 스타트업 투자를 목표로 한다. 모태펀드 예산이 늘어나지 않으면 초기 스타트업에게 투입될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정책기관 출자사업이 사실상 중형사 이상 VC에게 집중적으로 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중소형사는 국민성장펀드 수혜 대상에 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더욱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목을 메야 하는 상황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벤처투자 마중물인 모태펀드 예산 감소로 창업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적재적소에 자금 투입이 이뤄지지 않아 벤처기업 육성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벤처투자협회,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벤처기업협회 등은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모태펀드 예산 증액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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