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단비' 하나증권, 기업금융 포트폴리오 늘린다대기업 자산 편입 확대…투자처 확보·네트워크 강화 차원
권순철 기자공개 2025-12-16 08:35:1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2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자로 등극한 하나증권이 기업금융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낸다. 한때 부동산·대체투자에 무게를 실었던 투자은행(IB) 파트는 수년간 기업금융 자산들을 적극적으로 담아 강화된 발행어음 운용 규제에 대비해왔다.하나증권은 이번 인가를 발판으로 삼아 모험자본 공급은 물론 대기업 자산 편입에도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타사 대비 기업금융 서비스 품질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하고 커버리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장기 프로젝트' 발행어음 인가 달성…대기업 자산 편입 '확대일로'
금융위원회는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0일 하나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과 더불어 발행어음 인가를 심의·의결했다. 내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 회의에서 인가가 최종 결정될 경우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다. 지난 7월 금융위에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5개월 만에 성과다.
하나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자로 합류하면서 기업금융 사업의 방향도 뚜렷해졌다. 금융위가 지난 4월 발표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에 따르면 발행어음으로 담는 부동산 자산 비중은 내년부터 30%에서 15%로 축소된다. 회사 고위 관계자도 "부동산과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지 않고 신종자본증권 등 투자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이 담을 기업금융 자산군도 관심 대상이다. 강성묵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기업금융본부를 필두로 대기업 자산 편입이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하나증권은 7곳의 비금융 대기업 계열사와 접촉해 총 41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했다. 부동산 PF로 호황기를 겪었던 2022년에는 없었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대조적이다.
이 같은 기조는 발행어음 인가를 계기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하는 시점부터 조달 가능한 자금이 늘어나면 자체운용한도(book)로 벌일 수 있는 사업 저변도 자연스레 넓어진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대기업들은 증권사들이 해당 물량을 한동안 보유하도록 요청하고 있어 북 여력이 사실상 사업 기회를 좌우하고 있다.

◇모험자본 확대 감안 '안정적' 투자처 확보…대기업 네트워크 강화 '속도'
물론 대기업 자산 투자에 따르는 수익률은 부동산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내년부터 모험자본 공급을 늘려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처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발행어음 역시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원금 지급 의무를 갖고 있어 모험자본 투자 확대에 따라 불어날 수 있는 잠재적 손실을 보전하는 수단이 절실한 셈이다.
내부적으로 대기업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라 발행어음으로 확보한 자금이 대기업 대상 영업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하나증권의 기업금융 서비스는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대비 열위하다는 시각이 많아 발행어음이 일종의 게임체인저로 인식돼 왔다. 앞선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자금 조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어 경쟁력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단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들에 자금 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금융본부는 발행어음을 바탕으로 내년 더 나은 성과를 정조준하고 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12일 기준 하나증권의 일반회사채(SB) 대표주관 실적은 2조1439억원으로 전년(1조1698억원)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내부적으로도 호평을 받는 부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다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은행 계열 증권사와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는 공감대는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3연임에 성공한 강성묵 대표 역시 기업금융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발행어음 활용도를 높일 것을 주문할 공산이 크다. 금융위가 인가를 최종 결정하면 운용 계획과 전담 팀의 윤곽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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