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로보틱스 IPO]합병서 상장으로…두산로보틱스 공모가 넘을까IPO 활황 사이클 판단, 산업로봇 한계 극복 관건
권순철 기자공개 2025-12-17 07:52:13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몸값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까지 검토했던 HD현대로보틱스가 돌연 기업공개(IPO)로 방향을 튼 이유는 뭘까. 공모주 활황 사이클이 내년부터 본격화된다는 판단에 힘이 실리면서 상장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IPO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증권사들은 만만치 않은 과제를 떠안았다. 두산로보틱스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산업로봇 위주의 사업구조는 밸류에이션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매출처가 제한적인 데다 중국 경쟁사들이 우위를 점한 만큼 기대 만큼의 몸값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병→상장 결정…내년 IPO '적기' 판단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1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 9곳에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며 상장을 본격화했다. 이번 주 본사에서 진행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과거에도 증시 입성 카드를 만지작거렸지만 이번에는 IPO로 온전히 방향을 튼 모습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상장을 준비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증권사 IPO 파트와 접촉했으나 기대 만큼의 몸값을 인정받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무산됐다. 직상장은 쉽지 않다는 판단 하에 내부적으로는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 선택지까지 검토했다고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상장으로 전환한 배경에는 증시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봇주에 대한 관심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됐던 가운데 증권가마다 내년이 IPO를 위한 최적의 시기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IPO 시장의 경우 4~5년을 주기로 업·다운 사이클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이 업사이클에 진입하는 적기"라고 말했다.
에식스솔루션즈, 케이뱅크, 무신사 등이 내년을 상장 목표로 내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공모주 시장은 2021년 14곳의 코스피 빅딜 잔치로 활황세를 탔지만 이듬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 주변 자금을 대거 흡수하며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다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다른 증권사 본부장도 "과거와 달리 정부가 직접 증시 견인에 나서면서 내년에 상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솔루션을 발행사에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로봇 위주 포트폴리오…경쟁우위·매출처 다변화 숙제
다만 밸류에이션에서 불리한 사업 아이템을 보유한 터라 몸값 논리를 구축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노동자와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보조하는 '협동로봇'이 핵심이다. 최근 각광 받는 피지컬 AI는 실생활에 녹아들어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이 골자로 협동로봇이 최적의 구현 사례로 꼽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레인보우로보틱스도 협동로봇을 핵심 사업부로 두고 있다.
반면 HD현대로보틱스는 사람과 분리돼 산업 공정을 자동화하는 '산업로봇'이 주축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2149억원의 매출액에서 88%를 산업로봇으로부터 끌어들였다. 물론 협동로봇과 더불어 미래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 요소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하드웨어에 특화된 탓에 이 분야 압도적 선두인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릴 공산이 크다.
산업로봇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과거 상장 시도를 무산시킨 배경으로도 지목된다. 피지컬 AI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나 성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이 기다릴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 증권사 IPO 임원은 "사실상 공장 설비와 비슷한 아이템"이라며 "AI 청사진을 그려왔지만 밑그림 외에 색칠된 부분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매출처 다변화 역시 과제로 꼽힌다. 현대자동차 의존도가 작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매출의 절대 비중(97%)을 국내에서 끌어온 반면, 2023년 상장 당시 두산로보틱스는 주요 5대 매출처의 매출 기여도가 각각 4%를 넘지 않았고 수출 비중은 68%에 달했다. 두산로보틱스를 추월하는 몸값을 책정 받기 위해서는 증시 환경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타겟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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