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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ction Highlights]케이옥션, 보수적 흐름에도 물량 유지 '서사에 방점'<12월>영업력 보강, 소싱 지속…최고가 작품 김환기 '산'

정유현 기자공개 2025-12-16 07:39:13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옥션이 올해 마지막 오프라인 경매에 114점의 작품을 출품한다. 침체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올 한해 영업 조직 보강을 통해 매달 100점 이상을 소싱하며 물량 확대 기조를 이어왔다. 고가 작품 중심의 보수적 거래 환경에서도 출품 규모를 유지해 시장 내 존재감과 소싱 역량을 지키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12월 경매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출품 규모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물량 확대보다는 작품의 성격과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낼 수 있는 구성에 무게를 뒀다. 초고가 작품을 라인업에 올렸다는 특징에 더해 이력과 서사, 희소성을 설명할 수 있는 작품들도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유영국 'Work' 표지 장식, 르누아르 희소작도 출품

15일 케이옥션에 따르면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23일 개최할 현장 경매에는 114점, 약 160억원치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번 오프라인 경매 도록 표지는 유영국의 1984년 작 'Work'가 장식한다. 추정가는 7억~12억원으로 해당 작품은 한국 현대 미술의 궤적을 짚는 갤러리현대 개관 55주년 전시에 출품된 이력이 있다.

유영국 작가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산을 주요 모티프로 작업해온 작가다. 1984년 작 Work는 작가 후기 미학을 응축해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하늘과 바다의 수평선 구조 위에 단순화된 타원형 분화구와 완만한 능선의 거대한 산이 하나의 색면처럼 자리해 화면 중심을 이룬다.
유영국 1984년 작 'Work'
표지작 외에도 희소성과 이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20세기 미술 시장을 주도했던 전설적 거상 앙부르아즈 볼라르가 작가로부터 직접 구입하고 이후 폴 로젠버그의 컬렉션을 거친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정물화 'Nature morte aux fraises(딸기가 있는 정물)'가 대표적이다.

작가의 완숙기에 제작된 이 작품은 볼라르–로젠버그로 이어지는 소장 이력을 통해 미술사적 가치가 더욱 부각된다는 것이 케이옥션 측의 설명이다. 경매 시작가는 8억5000만원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옥션 측은 "경매에서 항상 최고가 작품을 대표작으로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라며 "르누아르 작품은 2021년 한차례 거래 이력이 있는 반면, 유영국 작가의 해당 작품은 경매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만큼 상징성이 크다고 판단해 표지작으로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 김환기 '산' 시작가 18억, 드로잉 작품 11점 공개 주목

최근 국내 미술 경매 시장에서는 일부 고가 작품의 거래가 살아나며 반등 신호로 읽히는 장면이 엿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단정하기보다 고가 작품 중심의 선택적 거래가 이어진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환기 '산'
케이옥션의 12월 경매도 이 같은 맥락이 보인다. 서사와 희소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시작가 18억원의 김환기 작품을 통해 가격대의 기준점은 유지했다. 초고가 작품이 경매의 무게 중심을 형성했지만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는 김환기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환기가 홍익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연구실을 오가며 가까이에서 교류했던 제자에게 직접 건넨 드로잉 11점이 출품돼 눈길을 끈다. 해당 작품들은 1950년대 파리 시기의 서정적 추상부터 1960년대 후반 뉴욕 시기의 조형 실험에 이르기까지 김환기의 작업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여기에 야요이 쿠사마 등 여성 작가와 마르크 샤갈 등 서양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고르게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선별적 거래가 이어지는 시장 환경에서도 출품 물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소싱 흐름이 반영된 구성으로 풀이된다.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케이옥션은 내년에도 이 같은 출품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일부 고가 작품 거래가 늘면서 수치상으로는 회복 신호처럼 보이지만 연간 흐름으로 보면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미술 시장 역시 거시경제 여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내년에도 뚜렷한 회복보다는 전반적인 경제 흐름에 맞춰 점진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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