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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잘되면 페이스북-못돼도 트위터" 한국투자파트너스 박영호 팀장…“내부에서 투자 반대 많았다”

이상균 기자공개 2012-05-09 11:50:54

이 기사는 2012년 05월 09일 11: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 중 유일하게 카카오에 투자한 곳은 한국투자파트너스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머니투데이 더벨이 주최하는 ‘제2회 한국벤처캐피탈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투자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빠르고 과감한 투자를 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직 영업적자에 머물고 있는 카카오에 투자를 한 것이 성공이라고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감이 많다. 하지만 카카오의 향후 잠재력과 성장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투자 배경과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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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투자를 주도한 것은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박영호 팀장(사진)이다. 심사역 경력이 이제 겨우 2년차에 불과하다. 나이도 34세로 젊은 편에 속한다. 카카오라는 신생 벤처에 투자할만한 개방적인 사고는 갖춘 셈이다. 박 팀장은 지난 2010년 3월 한국벤처투자가 주최한 벤처캐피탈리스트 아카데미(KAVA) 과정을 거친 1기 졸업생이다. 심사역 경력은 짧지만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하기 전에는 7년간 NHN에서 근무하며 모바일·인터넷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다.

-카카오 투자를 검토할 당시의 상황은?
▶NHN에서 근무하던 시절 남궁 훈 대표(현재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소속)와 친분이 있었다. 남궁대표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분을 통해 카카오와 접촉할 수 있었다. 그때가 2011년 3월인 것으로 기억한다. 카카오톡의 가입자가 약 1500만명에 머물던 시기다. 당시 카카오는 투자 유치 필요성이 그리 높지는 않았다. 2010년 12월에 엔젤투자자로부터 50억원을 이미 투자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카오에는 혹시라도 투자 유치를 하려고 한다면 우리에게도 기회를 달라는 식으로 의사전달을 했다.

-카카오를 주목하게 된 계기는?
▶기존 PC와 노트북 위주의 환경에서는 검색이 중요했다. 업무 느낌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모바일은 다르다. 전화기라는 본질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성격이 강하다. 특히 카카오톡은 킬러콘텐츠인 문자메시지를 통해 모바일 환경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회사에서는 카카오에 대해 당장의 수익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향후 모바일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마디로 모바일의 NHN 가능성을 엿보라는 얘기였다.

-5개월을 기다린 끝에 지난해 8월 투자를 성공시켰다. 당시 카카오의 투자 유치 목적은?
▶김범수 의장은 당장의 돈 벌이 보다는 카카오톡의 품질 유지와 사용자를 넓히는 것을 더 우선시했다. 일단 투자 유치를 통해 수익 창출에 대한 고민을 더는 게 첫 번째였다. 매출을 급격하게 늘리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음을 인식한 것이다.

-카카오 투자를 놓고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을 것 같은데...
▶반대가 심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투자를 결정할 때 모든 심사역들이 비밀투표를 한다. 5점 만점 기준으로 3점 이상이 돼야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한다. 카카오는 3.09점을 받았다. 가까스로 기준점을 넘은 것이다. 이제까지 내가 투자했던 업체 중에서도 가장 점수가 낮았다.

-카카오의 외부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충분히 검토를 거칠 결과, 큰 문제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선 휴대폰 제조사를 살펴보자. 애플은 아이메시지, 삼성전자는 챗온이라는 자체 메신저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메신저가 폐쇄적이라는 점이다. 서로 다른 단말기로는 메신저 공유가 불가능하다. 치명적인 한계다. 이런 문제를 카카오톡이 해결해줬다.

-이통사의 대응이 가장 거세지 않았나.
▶사실 이통사는 경쟁자 개념이 아니다. 망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로서 훨씬 우월한 위치에 있다. 가장 위험요소가 높은 상대다. 이통사는 카카오톡 등 무료메시지 서비스로 인해 트래픽이 가중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를 빌미로 무료메신저 서비스를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도 인정했듯이 망 중립성을 고려할 때 무료메신저만을 차별할 수 없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무료메시지로 트래픽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무선통신 트래픽을 100이라고 가정할 경우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가 80%를 차지한다. 무료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데이터 용량은 텍스트→사진→음성→동영상 순으로 커진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의 푸쉬 서비스가 개선되면서 불필요한 트래픽도 상당부분 제거됐다. 무료 메시지는 문자를 주고받는 트래픽이 아니라 문자가 왔을 때 알려주는 알림 서비스, 즉 푸쉬서비스를 유지하는데 많은 트래픽이 발생한다.

이통사가 마이피플의 무료 통화 서비스를 차단한 것은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음성통화의 경우 문자메시지보다 용량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망에 부하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특정 서비스를 막는다는 논리가 통할 수 있다.

-포털 업체들이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가?
▶다음의 경우 마이피플을 내놓으면서 파상공세를 펼쳤다. 소녀시대를 모델로 내세워 지상파에 광고를 했다. NHN 역시 네이버 메인화면을 통해 라인을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실제로 라인과 마이피플은 가입자를 각각 3000만명, 2000만명 확보하며 상당한 위협이 됐다.

하지만 가입자보다 중요한 것이 실제 사용자다. 나도 마이피플을 이용하고 가입 친구들이 600명이나 되지만 지난 2년 동안 메시지가 온 것은 3건밖에 되지 않는다. 사용자 측면에서 라인과 마이피플은 여전히 카카오톡보다 한 수 아래다.

인터넷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다. 예를 들어 일반인이 인터넷 초기화면으로 네이버를 쓰고 있다면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는다. 사람들의 습관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역시 1위 사업자이다 보니 이런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카카오톡의 문자 메시지 기술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탁월한 것은 아니다. 기술수준은 대동소이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지도와 선점 효과가 더 중요하다. 카카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카카오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NHN에서 근무하던 시절 온라인 게임사업부에 있었다. 당시 온라인 게임의 동시접속자 수가 많으면서 돈을 벌지 못했던 게임을 보지 못했다. 그만큼 가입자 수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예외도 있다. 프리첼 역시 가입자 수가 200만명이 넘으면서 1위를 달렸지만 무리한 유료화 정책으로 지금은 명맥이 끊긴 상태다. 이를 감안하면 가입자가 최소 1000만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 가입자면 하나의 문화가 되고 트랜드가 될 수 있다. 절대로 망하지는 않는다.

-카카오에 투자하면서 동종 업체 중 비교 대상으로 삼은 곳이 있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염두에 뒀다. 페이스북은 SNS에 징가 등 소셜게임을 붙인 형태다. 기업가치가 100조원에 달한다. 향후 전망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벤처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셈이다.

트위터는 아직 고도화된 사업모델이 없다. 배너광고도 아직 붙이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박은 아니지만 회사를 운영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기업의 돈을 받고 계정을 만들어주거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검색엔진에 데이터를 판매하는 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카카오톡은 최소 트위터, 잘하면 페이스북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 사업의 핵심은 당장에 돈을 벌어줄 수 있는 사업모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냐 여부가 더 중요하다.

-카카오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한글 기반의 서비스로 가입자가 4000만명이 넘는다는 점. 모바일 기반으로는 가입자 1000만명을 넘는 서비스조차 찾아볼 수 없다. 카카오톡이 유일하다. 카카오의 인적구성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전세계에서 인터넷 사업 경험이 가장 많은 사람들로 꾸려져 있다. 경영진에서도 김범수 의장을 포함해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이 정도 수준의 인력이면 다른 회사보다 훨씬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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