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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급부상, 전문 퍼블리싱社 역할 축소 대형 퍼블리셔 거치지 않고도 모바일게임 유통 가능해져

이상균 기자공개 2012-11-15 11:09:35

이 기사는 2012년 11월 15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톡의 파급력은 경쟁사에 비해서도 압도적이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T스토어의 경우 한 달 최고 매출액이 150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카카오톡 게임센터는 3개월만에 250억 원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T스토어의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이다.

카카오톡의 부상은 모바일 게임사들에게 상당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게임을 서비스 하는 곳, 하지 않는 곳 모두 마찬가지다. 우선 카카오톡으로 인해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의 역할이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굳이 대형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고도 카카오톡과 직접 연계해 이익 창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게임개발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퍼블리셔와 나누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10년 이상 퍼블리셔-게임개발사의 구조에 길들여졌던 게임시장의 판도가 하루아침에 바뀐 셈이다.

카카오톡의 급부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카카오톡이 모바일 게임시장의 양적 성장을 이끈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나친 편중 현상은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카카오톡과 비슷한 모바일 게임유통 채널이 3~4개는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의 경우 대형 퍼블리셔가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 CJ E&M 넷마블, NHN한게임 등 4곳에 달한다. 중소형 퍼블리셔까지 합치면 10개가 넘는다. 이들 퍼블리셔의 다양한 성향 덕분에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질과 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한 온라인 게임개발사 대표는 "많은 퍼블리셔가 존재하면 다양한 장르의 게임 유통이 가능해진다"며 "이는 게임 유저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임개발사들에게는 게임유저들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조직을 재편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다. 모바일 게임업체 대표는 "유저들과 호흡할 수 있는 리얼한 조직을 만들고 빠른 대응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일부 대형 모바일 게임사의 경우 카카오톡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전담팀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게임 장르를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카카오톡을 통해 인기를 모은 대부분의 게임들이 짧은 시간 동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장르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업체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1년 이상 개발 중인 게임 중에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들여 몰두해야 하는 게임들이 많다"며 "이들 게임이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를 해도 과연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이런 개발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격론이 오가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미 수십억 원을 투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 모바일 게임개발자는 "카카오톡에서 성공한 게임들이 가볍다고 해서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라며 "아이러브커피,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은 유저들의 반응을 깔끔하게 녹여내 가볍지만 디테일이 살아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아직 카카오톡에 게임을 서비스하지 않고 있는 곳에서는 이런 고민조차 행복하게만 느껴진다. 게임 유통 채널이 카카오톡으로 몰리면서 여기서 소외된 모바일 게임사들은 맥을 못 추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카카오톡에 서비스를 제안한 모바일 게임만 250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 신청을 해도 심사를 거쳐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최소 3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얘기다.

모바일 게임사 대표는 "카카오의 게임 채널링 담당자가 드래곤플라이트를 개발한 김민규 대표를 3번이나 찾아간 사례는 앞으로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열린 2012 지스타 행사에서도 카카오에 상담 신청한 곳이 너무 많아 서둘러 창구를 닫아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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