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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지적에 놀란 한기평, 신용등급 결정절차 전격 변경 금감원 "옛 절차, 등급쇼핑 등 불공정 관행 키우는 요인"

임정수 기자공개 2014-07-01 10:36:58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7일 18: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평가가 6월 초에 신용등급 결정 프로세스를 대폭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기존 등급 결정 절차가 다른 평가사에 비해 대표적인 불공정 관행으로 지적받아 온 '등급 쇼핑'이나 '등급 인플레'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 금감원 "기존 절차는 등급쇼핑·등급인플레 가능성 커"…공정성 저해 우려

현재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평정위원회와 확대평정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신용등급을 결정한다. 해당 기업의 평가 담당자가 신용등급을 정하면 3명 또는 5명으로 구성된 평정위원회가 만장일치 또는 3분의 2 찬성으로 등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평정위에서 등급을 결정하지 못할 경우 확대평정위로 회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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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국내 신용평가 3사 중 한기평만 유일하게 3분의 2 찬성으로 등급을 결정해 왔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기평의 경우 평정위 단계에서 최종 등급이 결정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한기평이 평가하고 있는 기업 중 확대평정위로 회부되는 비중은 전체의 5%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개의 신용등급 중 3~4개 정도만 확대평정위에서 결정된다는 얘기다. 확대평정위는 다수결로 최종 등급을 결정한다.

게다가 평정위는 평가 담당 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평가 담당자, 같은 부서 연구원, 타 부서 연구원,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이 참석한다. 사실상 같은 부서 소속 애널리스트 위주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평가 부서를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은 타 부서 연구원과 평가기준실 전문위원 정도다. 평정위원 간 직급 차이가 존재해 현실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이 문제를 삼은 것도 이 대목이다. 평가 담당 부서 소속 연구원으로 구성된 평정위원들이 확대평정위나 기타 견제 장치없이 대부분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것은 등급쇼핑이나 등급인플레 등 불공정 관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한기평의 신용등급 결정 절차는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많아 보였기 때문에 검사 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수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 한기평, 6월초 평가절차 대폭 수정

당국의 지적에 놀란 한기평은 6월 초 등급 결정 절차를 전격적으로 수정했다.

우선 평정위를 다른 신평사와 같이 만장일치제로 전환했다. 또 평가 담당자의 의결권을 없앴다. 평정위에는 참석하지만 단지 평가 모델을 적용해 평가한 등급을 제시하는 역할만 하도록 했다. 평정위원회 내부의 견제 장치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확대평정위에 회부되는 횟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확대평정위의 구성도 바꿨다. 기존에는 평가 담당 본부장이 위원장을 맡고, 평가담당 실장, 평가 담당자, 평가본부 내 타 부서 실장 2명, 평가기준실장, 전문위원 1명 등 총 7명이 참석해 다수결로 신용등급을 결정했다.

이 중 평가 담당자의 의결권을 없애는 대신에 평가기준실 소속 전문위원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려 의결권을 부여했다. 총 8명이 참석하지만 평가 담당자는 등급만 제시하고 나머지 7명이 토론을 거쳐 다수결로 최종 등급을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의결권을 가진 7인의 위원 중 평가기준실장과 평가기준실 소속 전문위원 2명이 참석하도록 해 평가기준실의 역할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평가절차 변경은 그간 견제 장치없이 평정이 이뤄지면서 야기된 공정성 문제를 금감원이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평 측은 이에 대해 "독립성을 강화하고 평가기준에 입각한 일관성 있는 신용등급 결정을 위해 절차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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