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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KT ENS 사태’ 재발 방지 총력 조직 개편·‘RM직부의’ 폐지…속도 느려진 대신 심사 강화

안재성 기자공개 2014-10-24 11:11:39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600억 원의 부실대출을 야기한 ‘KT ENS 사태' 이후 하나은행의 리스크관리 체계가 대폭 강화됐다.

조직 개편을 통해 신용평가업무를 일원화하고, ‘RM직부의' 제도를 폐지하는 등 여신업무의 처리속도를 다소 늦추더라도 유사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신용평가 일원화·‘여신리뷰팀' 부서로 승격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6월 리스크관리그룹(그룹장 이영준 부행장) 산하에 있던 신용평가부를 심사그룹(그룹장 김영철 부행장) 심사본부 산하의 기업여신심사부와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신용평가부서 직원 일부는 기업여신심사부로 옮기고, 그 외 직원들은 영업점으로 보내졌다.

관할 그룹장을 바꿀 정도의 큰 변화는 신용평가업무의 일원화를 위해서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 전에는 빌린 돈의 액수를 기준으로 해 여신이 많은 기업의 신용평가는 신용평가부가, 여신이 적은 기업은 기업여신심사부가 담당했다"며 "이를 여신액의 대소와 관계없이 기업여신심사부가 총괄관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업무일원화를 통해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및 영업점 지원이 한층 충실해졌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동시에 신용리스크관리부 산하의 여신리뷰팀을 ‘신용감리부'로 승격시켰다. 부장은 정승화 전 신용평가부장이 맡았으며, 휘하 직원도 9명에서 16명으로 늘렸다.

하나은행 리스크관리 담당 관계자는 "부서 승격으로 여신관리를 한층 강화했다"며 "산업별 동향을 면밀히 살펴 위험신호가 잡히는 기업의 여신을 철저히 리뷰하는 한편 일상적인 ‘샘플링 리뷰' 수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또 기존 투자금융부에서 일괄 관리하던 유동화 여신의 심사, 승인, 관리 등 역시 신용감리부가 공동 담당하게 됐다.

◇‘RM직부의' 폐지…처리속도 저하 감수

‘KT ENS 사태'를 전후해 하나은행 여신 심사업무에서 가장 특징적인 변화는 ‘RM직부의' 제도의 폐지다. 하나은행만의 독특한 제도인 ‘RM직부의'는 각 영업점의 지점장이 심사부 결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여신관리최고위원회(하나은행 임원들로 구성)에 최종결재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는 여신업무의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주지만, 그만큼 심사가 허술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다. 문제가 된 ‘KT ENS 부실대출' 역시 ‘RM직부의'를 통해 처리된 대출이었다.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RM직부의'는 장점이 많은 제도로 대부분의 관련 여신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KT ENS 사태'의 임팩트가 워낙 큰 탓에 금융당국에서 개선을 요구했고, 은행 내부에서도 재고의 필요성이 제기돼 이를 없애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 8월 말부터 ‘RM직부의' 제도가 사라짐에 따라 그 후로는 모든 여신을 심사본부가 심사하고 있다.

하나은행 심사 담당 관계자는 "지점장이 가져온 여신 건을 심사본부 직원들이 현장 실사를 나가는 등 일일이 심사한 뒤 여신관리최고위원회에 제출한다"며 "심사본부 직원들은 객관적 입장에서 살피므로 보다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게 된 대신 업무 처리속도는 다소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처리속도 저하는 곧 실적 감소를 야기할 위험이 있지만, 하나은행은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심사절차를 크게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울러 본점 심사업무가 급증하면서 심사본부 인력도 30명 가량 증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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