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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신진파워…3세대 자문사 뜬다 리서치와 분산투자 강조…중장기 성과 강조

신민규 기자/ 송광섭 기자/ 김기정 기자공개 2014-12-31 08:49:35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15호) 2015 Korea Capital Markets Outlook에 실린 기사 입니다.

이 기사는 2014년 12월 26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서치와 분산투자를 강조하고, 운용보수를 안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하며, 컴퓨터 주도의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른바 '3세대 투자자문사'가 시장을 흥분시키고 있다. 35세 전후의 신진파워가 간단치 않다.


투자자문사들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는 것일까. 투자자문업계의 일임계약고와 자문계약고가 모두 3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과거 '차화정' 신드롬을 불러 온 자문형랩 쏠림현상의 깊고 길었던 후유증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시기상조일지도 모르는 투자자문사의 부활을 예상하는 건 단지 그들이 갖고 있는 계약액의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투자자문업계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인물들 때문이다. VIP, DS투자자문 등 전통이 있는 자문사들의 활약과 함께 3세대로 구분되는 신예 자문사들의 선전은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의 연령대는 35세 전후로 젊지만 경영방식은 더 세련됐다는 평을 받는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자문사에 대한 이미지를 단번에 그리기는 쉽지 않다. 166개 자문사(2014년 9월말 기준) 중에 어느 곳을 선택했냐에 따라 운용성과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수익률로 주목받다가도 얼마 못가 비즈니스 모델의 존망에 시달리는 게 투자자문업계였다. 한때 10조 원까지 바라봤지만 1조 원대(2014년 9월기준)로 떨어진 자문형랩의 실패는 여전히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3년 여의 부침을 겪으면서도 투자자문사 수는 꾸준히 늘었고 일임계약고는 15조9000억 원, 자문계약고는 11조5000억 원으로 2011년 수준을 회복했다. 개인고객들의 국내주식 투자자금이 상당수 유입되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자문업계가 어느 정도는 신뢰를 회복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는 "개별 종목을 분석하려면 2000개가 넘는데 비해 투자자문사는 160여 개로 옥석을 잘 구분하면 오히려 직접투자보다 수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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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 영업규모 추이(금융감독원, 2014년 9월 기준)


◇1세대 IMM·에셋플러스·코스모, 자산운용사 전환…피데스는 베트남 투자 특화

자문사 원조격인 1세대들은 대부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황성택 대표가 32세의 나이에 설립한 IMM투자자문(1998)은 업력 10년을 쌓고 2008년에 트러스톤자산운용으로 전환됐다. 강방천 대표가 39세의 나이에 설립한 에셋플러스투자자문(1999)도 2008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으로 전환됐다. 최권욱 회장이 설립한 코스모투자자문(1999)은 2011년 코스모자산운용으로 전환됐다. 모두 나이 40을 넘기기 전에 뛰어든 특징이 있다.

광주제일고 3인방으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장인환 전 KTB자산운용 대표와 함께 동원증권 시절부터 유명했던 송상종 대표는 피데스투자자문(1998년)을 설립한 이후 2007년에는 베트남 호치민에 현지사무소를 개설해 베트남 주식투자에 특화해나가고 있다. 최권욱 회장은 2011년 안다투자자문(현 안다자산운용)을 설립해 업계 복귀했고 인피니티투자자문(2002) 대표였던 박관종 대표는 프렌드투자자문(2010년)을 설립해 업계 상위권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1.5세대로 통하는 VIP투자자문은 2003년 설립돼 업력이 10년이 넘었지만 최준철(38), 김민국(38) 대표 모두 20대 젊은 나이에 가치투자를 운용철학으로 내세워 굴지의 자문사로 키운 케이스다.

◇2세대 브레인·창의·케이원 주도…DS·페트라·쿼드, 조용히 입지 쌓아

2009년을 전후로 등장한 2세대 자문사들은 자문형랩이라는 상품과 함께 시작부터 주목받았다.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 이끄는 브레인투자자문(2009년), 창의투자자문(2010년), 케이원투자자문(2005년)이 자문형랩의 주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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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형랩이 당시 주목을 받고 이후 쏠림현상으로 지적을 받은 것과 별개로 이 시기에 조용히 입지를 다진 곳들이 최근에는 주목받고 있다. '은둔 고수' 장덕수 대표가 이끄는 DS투자자문(2008년)은 높은 투자수익률로 별도의 홍보 없이 계약고 3740억 원(2014년 9월말 기준)을 올렸고, 더 이상 자금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자산은 많다고 보기 어렵지만 영업실적은 항상 상위권이다. 페트라투자자문(2009년) 역시 해외에서 주로 고객을 유치하면서 조용히 자기 길을 간 케이스다. 쿼드투자자문(2009)은 중장기 수익률을 위해 대형 자산운용사 못지 않게 리서치 인력을 대폭 충원한 것으로 업계 귀감이 됐다. 2014년 자산운용사로 전환됐다.

◇3세대 "전세대 경험 타산지석 삼아"…자금쏠림 경계, 리서치·분산투자 강조

3세대 자문사들은 위 선배 세대들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목격했다. 순간의 화려함 보다는 꾸준한 성과만이 진정한 성공을 보장한다는 생각이 크게 박혀 있다.

이들은 급격하게 자금이 몰리는 것에 신중한 편이다. 설립된 지 몇년 안된 신생 자문사임에도 홍보에 신경쓰지 않는 것은 이들의 색다름이다. 대형 기관자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성과보수를 받으면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기관투자가보다 개인고객을 좋아한다.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운용성과만 꾸준히 내면 자금은 들어오게 돼 있다는 믿음이 있다.

내부적인 준비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쿼드자산운용을 본받아 바이사이드 리서치 인력을 강조하는가 하면 자산운용사처럼 60~70개 종목을 담아 펀드 수준으로 분산투자하는 곳도 있다. 향후 큰 그림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염두에 둔 곳까지 신생 자문사로는 쉽게 엄두를 내기 힘든 도전을 하고 있다. 운용보수를 받지 않고 성과보수로만 승부를 보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험한 길을 자처한다. 물론 투자성과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잘 나가는 3세대 자문사에는 증권사들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증권사들은 2014년 다시 한번 자문사와 공생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대형 증권사들은 본사차원에서 자문사 수익률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고 일선 프라이빗뱅커(PB)와 자문사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사내 정보게시판을 구축했다. 자문사를 위한 자동주문시스템(픽스, Fix System)도 속속 갖추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자문사와 일임계약을 맺은 개인고객의 계좌다. 계좌개설이후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수수료가 타깃인 셈이다. 프라이빗뱅커(PB)들도 갈피를 잡기 힘든 시장이 계속되면서 하나둘씩 잘나가는 자문사를 찾기 시작했다. PB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고 있는 3세대 자문사를 찾았다.

◇알펜루트투자자문 "리서치 쌓아 중장기 성과로 승부하겠다"

알펜루트투자자문은 지난 1월 투자일임업을 등록한지 9개월 만에 일임계약고가 2000억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6월 말 기준 계약고가 600억 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선배 자문사들도 눈여겨볼 정도로 남다른 수익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4년 9월 베어링자산운용 출신의 최재일 매니저가 단독대표로 오르면서 자금몰이가 진행되고 있다. 최재일 대표는 베어링자산운용에서 국민연금의 장기투자형으로 자금을 받아 4년 연속 상위성적을 올렸으며 운용규모는 2조 원대로 알려졌다. 높은 운용성과와 함께 과거 삼성생명 특별계정사업부에서 자금관리를 한 경험이 있어 기관마케팅과 운용 양면에서 두루 능한 운용업계 보기 드문 케이스로 꼽힌다.

여기에 김항기, 최보근 등 베스트 스몰캡 애널리스트 출신들도 있다. 김항기 매니저는 동부증권 스몰캡팀장 출신으로 대우증권 PB사업부, KB투자증권 법인영업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유리치투자자문과 쿼드투자자문을 거쳤다. 최보근 이사는 메리츠종금증권 스몰캡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알펜루트투자자문은 특정 매니저에 의존하기보다는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팀 위주의 운용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이다. 모델 포트폴리오의 복제율이 높으며 향후 전 직원이 매니저 역할을 하는 동시에 리서치를 겸하는 체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역시 개인고객 자금이 주요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펜루트투자자문은 중장기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애널리스트를 계속 채용하고 있는 등 리서치를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거투자자문 "운용보수 안 받는다…수익으로 승부"

타이거투자자문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품란에 '운용보수 : 없음'이라는 문구가 써 있다. 타이거투자자문은 자문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운용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공헌한 곳이다. 성과보수만으로도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2014년 9월말 기준 343억 원의 계약고로 운용보수 없이 상반기 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4년 4월 설립된 타이거투자자문은 '타이거투자일임형'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은 기본 운용보수가 없고 연 수익률 10% 초과시 전체 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받고 있다. 성과가 10% 미만에 머물 경우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없다. 가치투자를 운용철학으로 시장수익률 대비 15~20%의 초과수익률을 얻는 것이 목표다.

타이거투자자문은 고려대학교 주식동아리 출신 이재완 전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운용인력이 총 세명으로 에셋디자인투자자문시절부터 손발을 맞춰 온 김권, 이호걸 이사가 함께 일하고 있다. 타이거투자자문의 강점은 펀드와 비슷한 수준의 종목 분산투자다. 60~70개 종목을 담아 하락장을 방어하고 있다. 구성원의 나이가 35세 이하로 젊고 기업탐방의 열정이 상당히 높은 점이 프라이빗뱅커(PB)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브이파트너스투자자문 "주식은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종합자산관리서비스로 승부볼 것"

2013년 8월 설립된 브이파트너스투자자문은 기존 자문사와는 다른 구석이 많다.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 재무설계사와 회계사를 고문으로 두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김남천 브이파트너스투자자문 대표(34)는 장기적으로 초고액자산가들에게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단순한 투자 외에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상속문제나 세무상담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2014년 2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전체 자산은 200억 원 정도이지만 개인고객이 주식에만 40억 원을 투자할 정도로 고액자산가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작은 자문사라도 제대로 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상품라인업을 보면 이들의 생각이 읽힌다. 주식 운용은 쿼드투자자문 출신 김태형 매니저를 주축으로 김창효, 송영주 매니저가 맡고 있다. 운용역의 나이가 36세이고 대표와 리서치 담당이 34세로 자문업계에서 가장 젊은 축에 속하지만 주식운용은 보수적이다. 퀀트를 기반으로 연 8%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VQ헤지'를 주력으로 'V채권주식혼합'의 경우 연 6.5%의 수익을 추구할 정도로 목표수익이 상대적으로 낮다. 퀀트 기반에 성장주나 ETF를 일부 가미하는 'VQ챌린저'가 연 12%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도다.

고액자산가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은 반드시 수요가 있기 마련인데 자문사 입장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려야 돈이 벌리는 한계가 있다. 성과보수가 아닌 운용보수로 버텨야 하기 때문에 전체 자산이 증가하지 않으면 영세한 자문사는 버티기 어렵다. 브이파트너스투자자문은 이런 면에서 든든한 구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브이파트너스투자자문의 지분 99%는 어반하이브 주식회사가 갖고 있다. 김남천 대표의 부친 김영복 회장이 소유주로 김 회장은 텐트와 등산 용품 제조회사 신양을 설립한 기업인이다.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업종을 부동산 관리임대와 서비스업으로 바꿨다. 신논현역 3번 출구의 어반하이브 빌딩을 비롯해 강남 일대에 빌딩을 여럿 소유하고 있는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옵투스투자자문 "컴퓨터 주도형 매매로 업계 자리매김할 것"

옵투스투자자문은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주식투자에 처음 적용한 자문사다. 주식운용을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문사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란 매니저의 주관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컴퓨터 스스로 복잡한 주식시장의 정보를 분석해 자동적으로 매매하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대학교 학내 벤처로 시작해 10년 내공을 쌓은 뒤 2010년 업계에 진입했다. 총 계약고는 1234억 원으로 2014년 상반기 영업실적(4~9월) 8억 원을 냈다.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일궈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옵투스투자자문에게 2015년은 희망의 해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이자 옵투스투자자문 대표를 맡고 있는 문병로 교수는 2015년 롱숏 운용을 위한 준비를 하는가 하면 해외로 편입자산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사모펀드 개편안이 나오면 자산운용사로 전환해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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