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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선의 현대머티리얼, '안정적 내부일감' 끊었다 주요 매출처 현대제철 거래 '제로'…일감규제 벗어나기 '꼼수' 의혹

김장환 기자공개 2015-04-24 08:21: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2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사진)이 100% 지분을 보유해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이전 문제가 거론됐던 현대머티리얼이 지난해 내부거래를 대폭 줄였다. 정 사장을 향한 당국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부담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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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머티리얼은 지난해 현대자동차, 현대비앤지스틸 등 특수관계자 간 거래액이 총 10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내부거래액 460억 원 대비 불과 1년 만에 4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눈에 띄는 점은 전년까지만 해도 대규모 매출을 몰아줬던 현대제철과 거래가 전무했다는 점이다. 2013년 현대머티리얼은 현대제철과 360억 원대 매출 거래를 했지만 지난해에는 거래가 전혀 없었다. 이처럼 내부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현대제철이 일감을 끊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대머티리얼의 내부 거래비율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032억 원으로 특수관계자와 거래 비율은 10.1%에 그쳤다. 전년도까지만 해도 총 매출액 1421억 원, 내부거래비율은 32.4%에 달했었다.

정 사장은 내부거래비율 축소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단번에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이 20%(상장사 30%) 이상이고, 내부거래가 12% 혹은 200억 원 이상일 때 검찰 고발 조치 등 규제를 가할 수 있다. 국세청은 총수 지분율이 3% 이상, 내부거래비율 30% 이상인 기업인 경우 지분 보유자 개인에게 증여세를 부과한다.

내부거래가 2013년 수준을 유지했다면 정 사장은 공정위 규제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여기에 십 수억 원대 국세청 증여세도 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내부거래비율을 크게 줄이면서 어떤 규제도 받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그동안 갖은 비난 여론에도 유지해온 현대제철과 내부거래를 크게 줄인 것은 규제 회피 목적이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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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정 사장이 10억 원을 출자해 개인 회사로 설립한 현대머티리얼은 철·비철금속류 및 광물 자원 등의 수출입업을 영위해왔다. 정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생 고 정몽우 현대알류미늄 회장 장남이다. 현대머티리얼 설립 배경은 순전히 현대차그룹 특수관계자 일감을 받아가기 위한 목적이 컸다. 실제 현대제철 등 특수관계자의 안정적 내부 일감을 바탕으로 설립 2년 만인 2012년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받아왔던 안정적 내부 일감을 줄인 것은 현대머티리얼의 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1032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고 영업이익 4억 원, 당기순이익 14억 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82.5%, 2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폭은 사라진 현대제철 일감 물량과 거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현대머티리얼의 존속 필요성마저 의구심을 낳고 있다. 오너 개인의 규제로 인해 안정적 일감마저 없애버린 상황에서 회사를 굳이 끌고 갈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모기업과 합병 혹은 주식 교환 등 방식으로 정 사장 보유 지분을 소각하지 않는 이상 안정적 일감을 받아오기 힘들다. 정일선 사장 지분과 관련해 조만간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이를 뒤로하고 정 사장은 지난해 갑작스럽게 현대머티리얼 대표 자리에서 물라나며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직무만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현대비앤지스틸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지만 실제로는 개인 회사였던 현대머티리얼이 내부 일감을 통한 성장이 불가능해진데다 본인이 직접 각종 규제에 걸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비앤지스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장 개인 회사인데) 특별히 설명을 해 줄 필요성은 없는 것 같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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