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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MBK 뛰어넘을 대안 있나 큰 덩치 탓에 통매각 쉽지 않아...IPO로는 자금 확보에 한계

권일운 기자/ 이동훈 기자공개 2015-06-22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6일 16: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SK루브리컨츠 매각 보류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매각의 단초가 된 '대규모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안이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SK그룹에서 에너지·정유 사업을 주도하는 SK이노베이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루브리컨츠 매각을 시도했지만 2조 5000억원이라는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안팎의 지적에 시달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5일 MBK파트너스와의 SK루브리컨츠 지분 매매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와 매각을 동시에 추진해 온 SK측은 다시 매각 시도에 나설지, IPO에 주력할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SK루브리컨츠 매각은 SK그룹의 에너지 지주사 격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개선 목적으로 시도됐다. SK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최고위층은 자체적으로 조 단위의 유동성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핵심 자산 매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은 결국 단기간에 거금을 조달하기 위해 가장 알짜로 평가받아 온 SK루브리컨츠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안팎의 불협화음에 시달린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 매매 협상을 중단하기는 했다. 하지만 유동성 확충이라는 과제는 남아 있는 상태다. 다른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을 수도 있지만, SK루브리컨츠를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빠른시간 내에 확실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이같은 전제를 따른다면 일단 플랜 A였던 SK루브리컨츠 IPO에 최선을 다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문제는 IPO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비밀리에 매각 작업을 추진하며 한국거래소나 주관사단, 시장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는 점이다. 또 매매 협상 과정에서 2조 5000억 원이라는 가격이 노출된 상황에서 이보다 월등히 높은 시가총액을 인정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SK루브리컨츠가 IPO를 성사시킨다고 해도 현재 거론되는 시가총액 수준에서는 웬만큼 구주매출을 많이 하지 않고서는 조 단위의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시장에서는 이런 한계로 인해 경영권 지분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시 매각을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MBK파트너스라는 후보를 제외하고서는 단기간에 새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덩치가 워낙 큰 데다 수직계열화를 이뤄야 실적이 극대화되는 윤활유 사업의 성격 탓이다.

일단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정유 사업이나 적어도 석유화학 사업체를 가진 기업이 SK루브리컨츠를 인수해야 사업적 시너지가 생긴다. 국내에서 이런 후보를 찾는다면 정유·에너지 분야에서 SK와 경쟁 관계를 형성하는 곳들이 사실상 전부다.

재무적투자자(FI)라고 하더라도 쉽게 넘볼 수 있는 매물이 아니다. SK루브리컨츠 지분 100% 가격을 2조 5000억 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인수금융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약정액 기준 3조~4조 원 규모의 펀드를 보유한 곳이라야 소화가 가능한 실정이다. 통상 사모투자펀드(PEF)의 경우 단일 투자건에 전체 약정액의 최대 30%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규약상 제한을 두는 탓이다.

MBK파트너스가 SK그룹과 꽤 진지한 매매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한계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그룹은 SK루브리컨츠 매각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수립했을 당시 이만한 매물을 인수할 곳이 국내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PEF에 매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외에서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받지 못하자 국내로 눈을 돌려 그나마 가장 큰 펀드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를 협상 대상으로 낙점했다.

블라인드 펀드(인수 대상을 정해놓지 않은 펀드) 운용사로 대상을 한정짓지 않는다면 국내 PEF운용사가 프로젝트 펀드(단일 목적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해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SK그룹이 프로젝트 펀드에 후순위 출자로 자금을 지원해 우선매수권(콜 옵션)을 받는 식의 연결고리를 남겨둘 수는 있다.

하지만 콜 옵션을 부여받는 조건으로 프로젝트펀드에 SK루브리컨츠를 매각한다면 진성매각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 재무제표 상으로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펀드 운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신의성실 의무를 지닌 운용사가 SK그룹 측에 재인수 기회를 보장하는 옵션 계약을 체결할 경우 자금 모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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