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브릿지, 가업상속 '해결사'로 주목 비에스이홀딩스 가업상속·사업확대 동시 지원
권일운 기자공개 2015-07-02 10:37:36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9일 1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가 코스닥 상장사 비에스이홀딩스의 연이은 인수합병(M&A)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 주목받고 있다. 가업 상속 단계에 접어든 중견기업과 사업 확장을 원하는 또다른 중견기업간 M&A를 통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했다는 평가다.중동계 자금을 토대로 역외 사모투자펀드(PEF)를 운용하는 이스트브릿지는 지난 5월 비에스이홀딩스 전환사채(CB)에 370억 원을 투자했다. 비에스이홀딩스는 투자금 가운데 195억 원을 휴대전화용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 HNT일렉트로닉스 지분 40%를 인수하는 데 투입했다.
HNT일렉트로닉스는 삼성전자 대만 주재원 출신인 이희준 회장 소유의 회사였다. 표면적으로는 비에스이홀딩스가 HNT일렉트로닉스를 통해 카메라 모듈 사업에 진출하고, 이 회장은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며 HNT일렉트로닉스에서 손을 떼는 거래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희준 회장은 HNT일렉트로닉스를 매각한 대금을 고스란히 비에스이홀딩스를 인수하는 데 투입했다. 결과론적으로 이 회장 입장에서는 비상장사인 HNT일렉트로닉스와 상장사인 비에스이홀딩스를 맞바꾼 셈이 됐고, 80대를 앞둔 고령의 박진수 회장은 경영권 지분을 매각한 뒤 은퇴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박진수 회장이 완전히 비에스이홀딩스와의 끈을 놓은 것은 아니다. 박 회장은 여전히 20%가 넘는 비에스이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박 회장의 장남인 박지수 부사장이 계속 비에스이홀딩스에 남아 이희준 회장 측과 협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희준 회장은 이스트브릿지의 투자금을 토대로 박진수 회장의 성공적인 퇴진이라는 첫 번째 퍼즐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남은 퍼즐은 비에스이홀딩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자부품 제조에서 유통으로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대만의 상장사 코아시아(Co Asia)를 인수하기로 했다.
코아시아는 지난 1997년 설립돼 HTC 등 대만의 주요 세트(완제품 전자기기) 업체에 삼성전자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부품을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고, 고객사도 중국 본토의 오포, 지오니, 화웨이 등으로 넓혔다.
이 회장은 국내 전자부품사들이 삼성과 LG등 국내 대기업이나 기존의 대형 전자회사들과 거래하는 데만 치중에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비에스이홀딩스만 하더라도 핀란드 노키아와의 거래가 줄어든 탓에 부침을 겪었던 사례가 있었다. 이 회장은 코아시아를 발판 삼아 비에스이홀딩스 산하 부품사들이 겪어온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스트브릿지는 비에스이홀딩스 인수→HNT일렉트로닉스·코아시아 자회사 편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거래에서 든든한 재무적투자자(FI)의 역할을 했다. 거래 관계자는 "이스트브릿지의 투자를 시발점으로 박진수 회장의 퇴진이 가능했고, 이후 이희준 회장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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