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 '스타트업·세컨더리' 신설한 까닭은 정부 투자회수 활성화 의지 반영, M&A 펀드도 철회
김나영 기자공개 2015-09-23 08:10:1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2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IT펀드(KIF)의 3기 출자사업 중 스타트업·세컨더리펀드 분야를 두고 벤처캐피탈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출자를 예상했던 인수·합병(M&A) 전용펀드가 무산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KIF가 세컨더리 분야에 출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KIF는 3기 사업을 구상하면서 세컨더리를 출자분야에 넣겠다는 뜻을 밝혔다. 벤처캐피탈업계는 KIF가 정부의 투자회수(엑시트) 시장 활성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KIF는 민간 모펀드지만 미래창조과학부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이번 사업에서 세컨더리를 추가하는 등 상위 관계 기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KIF 설립 당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과징금을 내는 대신 같은 금액의 모펀드를 조성한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번에도 역시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KIF의 출자비율이 낮아진 것도 예정된 출자금액 내에서 세컨더리와 스타트업 등 분야를 잘게 쪼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컨더리의 경우 KIF의 출자비율이 50%로 가장 낮다. 다른 앵커 유한책임출자자(LP)들도 세컨더리의 경우 출자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KIF의 높은 출자비율을 기대하던 벤처캐피탈업계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스타트업은 초기 단계임을 감안해 70%로 올렸지만 세부 조건들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창업초기에 70% 이상, K-ICT에 70% 이상, K-글로벌 300 기업 선투자 심사 및 10% 이상 투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세컨더리에 도전하려고 하는데 매칭비율이 50%로 부담스럽다"면서 "스타트업의 경우 출자비율은 높지만 그에 따르는 제한도 많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M&A 전용펀드가 무산된 배경에 대해서도 여러 추측이 제기된다. 정보통신기술(ICT)만으로 M&A 펀드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 유보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IF의 출자금액이 예상보다 많지 않은 상황에서 M&A 분야까지 추가되면 부담이 늘어나는 점도 작용했다.
KIF에 정통한 관계자는 "KIF는 민간이지만 사업 계획 초안을 짜고, 이후 단계별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상위 기관 의견이 관례적으로 반영된다"며 "출자사업에 대한 정부의 요청을 투자운영위원회에서 조율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은 초기 리스크 검토와 더불어 미래부 등의 기조가 반영됐다"면서 "M&A의 경우 당장 급한 것이 아니고,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해 접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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