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1월 11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와 로엔엔터 2대주주인 SK플래닛과의 지분인수 및 유상증자 최종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측은 큰틀에서는 합의했지만 세부조건에서 이견을 보여 아직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11일 "카카오가 로엔엔터 1대 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리미티드(SIH)와는 지분 인수 및 카카오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딜을 완전히 마무리 지은 반면 SK플래닛은 아직 세부조건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로엔엔터 지분 76.4%를 1조8743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매각자는 로엔엔터 지분 61.4%를 보유한 SIH와 15%를 보유한 SK플래닛이다. 더불어 카카오는 인수 대금 중 일부인 7500억 원을 SIH와 SK플래닛을 대상으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하는 계약을 당사자들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카오와 SK플래닛의 협상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업계에선 로엔엔터의 컨텐츠 공급과 관련된 조건 등을 양측이 조율 중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플래닛의 모회사 SK텔레콤은 음원서비스 1위인 로엔엔터를 이용해 자사 스마트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급해 왔다. 하지만 로엔엔터가 카카오로 완전히 넘어가면 이같은 거래 관행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본래 컨텐츠 강화를 위해 자회사 SK플래닛을 이용해 지난 2005년 로엔엔터를 인수했다. 매각하게 된 것은 자의가 아니었다.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거느릴 경우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고 규정한 공정거래법 때문에 지난 2013년 9월 SK플래닛이 보유한 로엔엔터 경영권 지분을 SIH에 넘기고 소수지분인 15%만 보유하게 됐다. 당시 SK플래닛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SIH가 엑시트에 나설 경우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동반매도' 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Tag-Along Right) 옵션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SK플래닛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지분 15%를 매각하거나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

SK플래닛과 카카오의 협상이 카카오의 공시 내용대로 마무리될 경우 SK플래닛은 로엔엔터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매각대금 중 일부를 카카오 유상증자에 사용하게 된다. 유증 후 SK플래닛의 지분율은 약 2%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카카오와 SK플래닛 양측이 아직 세부조건에 대해서 협의 중이지만 큰 틀에서 합의를 봤기 때문에 공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딜이 무산될 경우 정정공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