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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삼성전자 반도체용 황산 공급 문제없나 황산2공장 중단으로 PSA 생산도 차질…납기에 악영향 우려

강철 기자공개 2016-07-04 08:11:35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1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고용노동부로부터 황산2공장 '작업중지' 명령을 받으면서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는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의 납품 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지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용 황산을 제때 납품하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지난달 29일 고려아연이 개·보수를 실시하고 있는 울산 황산2공장 시설물과 공정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28일 황산이 유출돼 협력업체 근로자 6명이 중경상을 입은 데 따른 조치다. 근로자 중 3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고용노동부가 작업중단 명령을 철회할 때까지 황산 생산을 재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아연 제조 공정에도 적잖은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광석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황산 가스를 액화시켜 정제 및 보관하는 공정은 아연 제조 시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황산 공정의 중단은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pure sulfuric acid)의 생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삼산화황(SO3)을 재차 가공해 고순도 황산을 제조하고 있다. 황산 공정 내에서도 '일반 황산 - 고순도 황산'의 밸류 체인이 구축돼 있는 셈이다. 고순도 황산의 연간 생산량은 약 14만 톤이다.

고순도 황산은 대부분 경기도 수원·기흥의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fab)으로 들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반도체용 황산을 매개로 삼성전자와 오랜 기간 돈독한 관계를 맺어 왔고, 삼성전자의 요청에 맞춰 생산량을 늘려왔다. 20여개 안팎의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중 16곳에 황산을 공급하며 사실상 독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황산의 생산 중단이 길어질 경우 삼산화황을 원료로 사용하는 반도체용 황산의 공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 문제로 인해 삼성전자로의 납품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반도체 제조 라인의 가동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

반도체 제조사에게 가동 중단은 큰 손실을 가져다 주는 악재다. 실제로 납기를 맞추지 못해 라인을 멈춘다면 삼성전자에 대규모 손실 보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원재료 조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른 반도체용 황산 제조사와의 거래를 늘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내에서 반도체용 황산을 제조하는 기업은 고려아연 외에 LS-Nikko동제련, 동우화인켐 등이 있다.

비철금속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세척 과정에 다양한 화학물이 쓰이는 데, 이 중 가장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것이 황산"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의 하나가 화학 원재료의 납기 및 품질"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황을 태울 때 나오는 설퍼 케이크(sulfur cake)로도 반도체용 황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황산 공정 중단이 당장 납품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같은 리스크를 고려해 원재료 조달처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려아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삼성전자 원자재 구매 파트에서 보다 손쉬운 조달을 위해 벤더를 다양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라며 "실제로 2014년부터 일부 라인에서 LS-Nikko동제련 황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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