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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전문' ㈜동일, 삼부토건 매각 같은 행보 보일까 동부건설·경남기업 예비입찰만 참여, 내부정보 빼가기 '비판'

김장환 기자공개 2016-07-11 08:11:03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8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일이 최근 진행된 대형 건설사들 매각전에서 예비입찰만 참여 후 정작 본입찰에는 들어오지 않는 행보를 잇따라 보이고 있다. 실사 자체에 주안점을 둔 입찰 참여로 읽힌다. 이를 직접 경험한 건설사들 내부에서는 주요 정보만 경쟁사로 고스란히 유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동일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첫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 5월 진행된 동부건설 매각전이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이 실시한 동부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업계에서 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가 2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다방면에서 조명을 받았다.

㈜동일은 서울·경기도 등 권역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는 회사다. 부산지역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데다, 과거 벌였던 사업도 대부분 경북·경남 지역에서 진행했다. 그나마 서울·경기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서면서다. 해당 아파트는 '동일스위트'란 브랜드를 달았다.

미흡한 인지도와 더불어 ㈜동일의 동부건설 인수전 참여가 특히 주목받은 것은 자금력도 크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동일의 현금성자산은 155억 원에 불과하다. 2000억 원대 달하는 동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부채가 많지 않아 외부자금 조달 여력은 있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를 스스로 상환할 만한 능력이 될지는 의문이었다. ㈜동일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 1092억 원, 자본 4083억 원을 들고 있어 부채비율이 26.74%에 그쳤다. 2000억 원대 자금을 전액 외부에서 끌어오더라도 부채비율이 80%에 못 미친다. 하지만 연간 현금창충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외부 차입을 단행하는 데 걸림돌이었다. ㈜동일의 지난해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00억 원 선에 그친다.

만약 재무적투자자(FI)를 등에 업고 들어왔다면 모르겠지만 ㈜동일은 홀몸으로 동부건설 인수전에 들어왔다. 현재 매각 측과 본계약을 맺고 동부건설 인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본입찰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예비입찰에만 참여한 파인트리자산운용 등 FI들이 경영을 목적으로 한 전략적투자자(SI)들을 찾아 나섰지만 ㈜동일을 선택한 곳은 없었다. 낮은 인지도가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일은 결국 동부건설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예비입찰자들에게 부여하는 실사를 목적으로 들어왔다는 말을 매각 측에 공개적으로 전달했다는 말도 들린다. 애초부터 대기업 건설사의 경영시스템을 살펴보고 내부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왔던 셈이다.

㈜동일은 이후 진행된 경남기업 인수전에서도 똑같은 행보를 보였다. 5월 진행된 경남기업 매각 예비입찰에 LOI는 냈지만 정작 한달 뒤 있었던 본입찰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경남기업 인수 예상 가격도 동부건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수완에너지 매각 실패로 경남기업 매각가는 1800억~1900억 원이 거론되고 있었다. ㈜동일이 경남기업 인수전에 참여한 것 역시 실사 기회를 부여받아 내부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경남기업은 최종적으로 매각이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삼부토건 매각에도 ㈜동일이 비슷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하에 법원 주체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삼부토건은 지난달 거래가 무산된 후 현재 재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매각 측은 오는 8일까지 LOI를 제출받고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에 참여해 숏리스트 자격을 확보하면 당연히 실사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이 단계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정보들이 많이 공개될 수밖에 없다"며 "㈜동일처럼 주요 정보만 빼가기 위해 입찰에 들어오는 기업을 필터링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경쟁사에 정보가 고스란히 새어 나간다는 점에서 뒷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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