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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SK텔레콤, 탓하는 CJ헬로비전 [thebell note]

장소희 기자공개 2016-07-28 08:11:05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7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개월 여의 지루한 기다림 끝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 계약은 깨졌다. 지난 25일 두 회사는 각각 M&A 계약이 해지됐음을 공시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계약 해지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은 났지만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 간의 '빅딜'은 비교적 빠르고 조용하게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두 회사가 조용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아무래도 인수 측이었던 SK텔레콤과 매각 대상이었던 CJ헬로비전의 입장 차이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인수자는 안정적인 통신사업 수익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회사고 매각 대상은 주력사업인 케이블방송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최후의 한수를 던진 곳이라는 점에서 M&A 실패가 주는 타격은 다를 수 있다.

SK텔레콤은 예상보다 더 빨리 실패 악몽을 떨쳐내고 있다. M&A 추진에 앞서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를 선언하며 계획했던 일들을 속속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 SK플래닛으로부터 가져온 위치기반 서비스(LBS) 'T맵'을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고 클라우드 서비스인 'T클라우드'도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콘텐츠 역량 확보에 초점을 두고 개인방송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자구책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CJ헬로비전은 M&A 실패에 대한 실망감을 추스리기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아직은 합병 반대 측 의견이나 M&A 불허 결정을 내린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제는 M&A 성사에 걸림돌이 된 요소들 외에 사업 파트너가 될 뻔 했던 SK텔레콤에도 원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M&A 계약은 공식적으로 해지됐지만 이후 소송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그럼에도 다시 케이블 1위 사업자로 돌아온 CJ헬로비전은 한시라도 빨리 중심을 되찾아야 한다. CJ헬로비전의 좌절감이 케이블방송업계 전체로 퍼지고 있다. CJ헬로비전의 인수 불발로 매각을 최선의 방법으로 여기고 있던 다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도 함께 패배감에 젖었다. 케이블방송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들 자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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