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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미아 예고된 상장 철회, 과욕이 부른 화 '高 공모가' 시장 외면 자초…'피어기업' 한샘 PER 적용, 패착

김병윤 기자공개 2016-08-17 15:59:36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6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아니 훨씬 더 됐나? 내가 주식자본시장(ECM) 부서 담당할 때 까사미아 커버하고 있었지. 매일 들러서 기업공개(IPO) 하자고 그랬어. 그런데 이제 정말 하는구나"

지난주 만난 한 증권사 투자은행(IB) 본부장은 까사미아를 기억하고 있었다. 까사미아를 접한 그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이름을 접한 데서 오는 반가움과 IPO 딜(deal)을 따내지 못했던 과거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듯했다. 당시 까사미아는 IPO를 앞두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중이었다.

그는 사무실 테이블에서 PC로 자리를 옮겨 재빨리 까사미아의 공모가부터 확인했다. 이내 그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공모가(당시 공모가 밴드 2만~2만 4000원)가 조금 높지 않냐는 우려에서였다. 그는 " 내가 IPO를 하자고 할 때는 시장이나 업종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었다"며 "지금 IPO 시장에서 이가격으로는…. 글쎄 장담 못할 것 같은데"라며 말을 아꼈다.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까사미아는 지난 12일 상장 철회를 공시했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지난 9~10일) 후, 이미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상당히 조성돼 있었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수요예측 후 "시장에서 딜 드롭(drop)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성공적인 결과는 아니더라도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라며 부정적 분위기를 억제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 여러 곳과 까사미아 수요예측 건을 논의해 봤는데, 결과가 썩 좋지 않다"며 "1곳을 제외하고는 다들 패스(pass, 공모가 미제시·수요예측 불참)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역시 '공모가'가 상장 철회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동일 업종을 영위하는 '한샘'이 자리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까사미아 공모가 산정 때, 한샘이 피어(peer)그룹에 속했다"며 "한샘이 업종 PER를 끌어올리면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정해졌다"고 말했다.

가구제조업체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까사미아의 공모가가 올해 예상실적(EPS 1181원) 기준 PER 16.9~20.3배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공모가 수준이 피어그룹(한샘·에넥스·현대리바트 등)의 평균 PER 20배 대비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가구제조업종·가정용품도매업종의 평균 PER 값은 기업 간 편차가 심해 적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샘의 경우 지난 12일 종가 기준 PER는 36.54배다. 에넥스와 현대리바트의 PER는 각각 22.08배, 16.77배다. 반면 보루네오, 코아스, 디비케이, 팀스 등은 부(-)의 PER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을 필두로 한 일부 업체들이 업종 PER를 끌어올렸다"며 "까사미아의 상장 철회는 기관투자자들이 공모가 산정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까사미아가 재상장을 추진한다면 공모가 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한샘 주가가 크게 꺾이고 있는 것은 공모가 산정이나 업종 분위기 등에서 변수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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