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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보증, 두산인프라·대한항공 운명 갈랐다 두산, 산은 보증으로 유로본드 발행 성공…대한항공, 국책은행 외면

이길용 기자공개 2016-11-18 10:57:4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7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KP) 발행에 나선 두산인프라코어와 대한항공이 국책은행의 보증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산업은행의 지급보증을 이끌어내면서 유로본드(RegS) 투자자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 한진해운 사태에 휘말린 대한항공은 국책은행 보증 없이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다가 참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보증을 할 만한 은행을 구하기 힘들어 영구채 발행 재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일 3년물 3억 달러 유로본드(RegS) 발행에 성공했다. 이 채권은 한국산업은행이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산업은행 기업금융2실이 두산그룹 보증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이 채권의 신용등급을 산업은행과 동일한 AA(안정적)으로 평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체 신용으로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주문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산업은행이 도와주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투자자들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모집할 수 있었다. 북빌딩(수요예측)에는 주문이 8억 달러에 그쳤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미국 국채 금리가 급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적극적으로 한국물 발행사들에게 보증을 제공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6월 2억 1570만 달러 규모의 현대중공업 교환사채(EB)에 보증을 섰다. 당시 교환 대상 주식은 현대상선 보유 지분이었다. 10월에는 수출입은행이 두산중공업의 영국 자회사와 대한항공의 영구채를 보증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악회되면서 국책은행들은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대기업들에게 추가적인 보증을 제공하면 구설에 휘말릴 수 있어 보증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그룹은 연초 두산공작기계 매각, 두산밥캣 IPO 등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면서 신용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산그룹 계열사에 보증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책은행의 보증을 통해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다만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가 터지면서 국책은행들은 보증을 제공할 수 없는 형편이다. 과도한 재무부담을 가지고 있는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증 없이 영구채 투자자들을 모집했던 대한항공은 참패를 맛봤다.

자본확충이 시급한 대한항공은 영구채를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있어 국책은행의 보증은 꿈도 꾸기 힘든 상황이다. 두 자릿 수 금리를 제시하더라도 투자자들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시장에 보여주면서 산업은행의 보증까지 이끌어냈다"며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이어 조양호 회장까지 구설에 오르면서 보증 은행을 구하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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