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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치, 161억 규모 자사주 처분 배경은 애플 FPCB 공급 대비 재무건전성 확보 관측

이경주 기자공개 2016-12-13 08:23:4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2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비에이치(BH)가 161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 처분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용 FPCB 공급계약에 대비한 선제적 재무개선이라는 평가다. 애플은 안정적인 부품공급을 위해 벤더사들의 재무상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BH는 자사주 14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161억 원에 지난 6일 매각했다. 한주 당 처분 단가는 1만1500원으로, 자사주처분 이사회 결의일인 5일 종가 1만2100원에서 4.96% 할인된 가격이다. 매도위탁은 삼성증권이 맡았다. 이에 따라 BH 자사주는 160만302주에서 20만320주 만 남게 됐다. 전체 보통주에서 차지하는 자사주비율도 10.24%에서 1.28%로 8.95%포인트 하락했다.

BH는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자본증대로 인한 재무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자사주는 매입 당시 소각하지 않으면 자본조정으로 자본총계가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매각하면 그만큼 다시 자본총계가 늘게 된다. BH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900억 원으로 이후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자본총계는 자사주 매각으로 1061억 원으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3분기 말 252.3%에서 213.9%까지 낮아진다.

BH재무현황

업계는 BH가 자사주까지 매각해가며 재무개선에 나선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자사주는 향후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할 경우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매각하기엔 아까운 자원이다.

BH는 부채비율이 다소 높긴 했지만 당장 현금을 마련해야할 정도로 유동성이 취약한 상태도 아니었다. 올해 3분기기준 유동비율은 111.5%로 그리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다. 유동비율은 1년 안에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을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때문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업계는 잠정 고객사 '애플'을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애플은 안정적인 부품공급을 위해 공급계약에 앞서 벤더들에게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H는 내년 애플 신작 아이폰8(가칭)에 쓰이는 와이옥타 방식의 디스플레이용 FPCB를 공급하기로 협의하고 샘플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경쟁 벤더인 인터플렉스도 이미 같은 이유에서 재무개선에 나선 바 있다. 인터플렉스는 지난 6월 지주사 영풍에 500억 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채무상환 등 재무개선에 사용했다. 지난달 단행한 유상증자로 마련한 554억 원 중 456억 원도 재무개선에 활용할 예정이다.

애플은 BH가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으로 올해 3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4분기까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BH는 갤럭시노트7에 와이옥타 방식 디스플레이용 FPCB를 단독공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매출 949억 원, 영업손실 2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다.

단종으로 공장가동률이 2분기 82.9%에서 3분기 72.4%로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고정비가 수익을 넘어선 결과로 분석된다. 4분기도 삼성전자 등이 핵심모델을 출시하지 않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3분기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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