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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협력도 대안이다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16-12-26 10:45:44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과 LG는 휴대폰, TV, 세탁기, 에어컨 등 전자시장에서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라이벌 전자그룹이다. 그만큼 수십 년간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다. 서로의 신기술에 대해 폄훼하면서도 좋은 것은 또 곧잘 모방하기도 했다. 당연히 서로 간 교류는 없었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생겼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게 긴급하게 TV용 대형 LCD패널 공급의사를 타진했다. 삼성전자 전체 TV용 패널 중 8~10% 수준을 공급했던 샤프가 급작스럽게 내년부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는 중대사건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패널을 요청했다는 것은 TV의 일부 설계를 오픈하겠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주력으로 밀고 있는 퀀텀닷TV와 올레드(OLED)TV가 서로 우월하다며 입씨름을 했었다. 기술보안은 기본인 상황이었다.

그만큼 삼성전자는 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TV용 대형 LCD패널 시장이 올해 들어 공급부족 현상을 빚으며 대안 마련이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행히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심 이번 기회를 통해 삼성전자와 지속적인 거래관계를 맺길 기대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양 사의 교류가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론 기술유출 등 문제에 직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삼성과 LG는 모두 사업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업체들이 추격해오자 '프리미엄, B2B, 전장' 등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분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거리를 벌리려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전통사업은 축소시키거나 정리하고 있는데, 이 과도기로 인한 충격을 서로 완화시켜 줄 수 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그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 중심을 LCD에서 OLED로 옮기면서 LCD 외부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샤프를 대신해줄 부품사가 필요하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주문을 줄이고 있는 최대고객사 애플을 만회해줄 새 고객사가 필요하다.

샤프의 공급중단을 결정한 모회사 홍하이그룹 궈타이밍 회장은 평소 '타도 한국'을 외치며 공공연히 한국기업에 강한 경쟁심을 드러내왔다. 삼성과 LG는 어쩌면 더 많은 부분에서 협력이 필요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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