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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HSBC 정상 복귀…메릴·씨티도 분전 [KP/종합] 바클레이즈·도이치 떠난 자리, 프랑스계 하우스가 점령

이길용 기자공개 2017-01-02 10:06:20

이 기사는 2016년 12월 30일 12: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약 1000만 달러의 미미한 차이로 2위에 만족해야 했던 HSBC가 2016년 당당히 1위로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 타이틀을 차지했다. 2015년 한국물 시장 왕좌에 올랐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BOA메릴린치에까지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밀렸다.

바클레이즈, 도이치증권 등 한국물 전통의 강자가 떠난 자리는 프랑스계 하우스들이 점령했다. 크레디아그리콜(CA),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은 4~6위를 차지하며 영미계 하우스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 HSBC 최강자 입증...메릴린치, 씨티證 꺾고 2015년 부진 만회

30일 더벨 집계 결과 2016년 한국물(공모 기준) 발행 규모는 244억 5999만 달러다. 이 중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92.19%(225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달러화 쏠림 현상이 벌어지면서 은행을 끼고 있는 영미계 하우스인 HSBC·BOA메릴린치·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의 위력은 지속됐다.

2015년 2위로 아쉬운 한 해를 보냈던 HSBC는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HSBC는 2015년 1257만 달러 차이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 밀렸다. HSBC는 올해 26억 6551만 달러를 주관해 2위와 1억 달러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여유있게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20개의 딜을 주관하며 건수로도 1위였다.

HSBC는 10억 달러 이상의 빅딜에 꾸준히 참여하며 주관 실적을 쌓았다. 1월 산업은행 15억 달러 글로벌본드, 4월 한국석유공사 10억 달러 글로벌본드, 5월 수출입은행 25억 달러 글로벌본드, 10월 한국석유공사 10억 달러 글로벌본드 등이 대표적이다. 2016년 유일한 유로화채권인 수출입은행의 7억 5000만 달 규모의 딜에도 주관사로 활약했다.

2015년 5위에 그치며 부진했던 BOA메릴린치는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이명박 정권 시절 BOA메릴린치가 수임했던 공기업 딜들이 문제가 되면서 2015년 한국물 시장에서의 영업력도 축소됐다. 2015년 12억 9579만 달러에 그칠 정도로 한국물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했다. BNP파리바, 바클레이즈에도 순위가 밀렸다.

그러나 2016년에는 다시 영업력을 확대하며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꺾는 데 성공했다. 3분기까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 6000만 달러 가량 뒤지며 3위에 그쳤지만 4분기에만 3건의 딜로 5억 5714만 달러의 실적을 쌓았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약 7000만 달러 차이로 역전해 2위에 올랐다.

BOA메릴린치는 수출입은행의 두 차례 25억 달러 글로벌본드에 모두 주관사로 참여했다. 1월 15억 달러 규모의 산업은행 글로벌본드 딜에도 참여하면서 국책은행 딜에 강점을 보였다. 3년 만에 한국물 시장에서 재개한 수출입은행과 현대캐피탈의 그린본드도 BOA메릴린치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후문이다.

2015년 타이틀을 거머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24억 4566만 달러로 3위에 그쳤다. BOA메릴린치보다 주관한 딜은 한 건 더 많았지만 빅딜에서 강세를 보인 BOA메릴린치에 실적으로는 밀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우수한 글로벌 투자자 풀을 보유해 다양한 프로덕트를 판매하는 데 강점을 가진 하우스다. 현대캐피탈 그린본드, 주택금융공사 커버드본드, 우리은행 티어1 코코본드 등 한국물 시장에서 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채권에 주관사로 참여해 실적을 쌓았다.

DCM을 담당하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자본시장부는 주식자본시장(ECM) 딜까지 주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민간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 올해 있었던 민간 기업 딜인 기아자동차와 KT의 글로벌본드 딜에도 역시 모두 주관사로 활약했다.

2016년 국내기업 해외채(공모) 발행 주관 순위

◇ 한국물 강자 잇따라 철수...크레디아그리콜·BNP파리바·소시에테제네랄 약진

2016년 한국물 시장 전통의 강자였던 바클레이즈와 도이치증권이 사라졌다. 바클레이즈는 연초 한국 법인 철수를 결정했다. 1분기까지 4건을 주관해 5억 5417만 달러를 주관할 정도로 엄청난 역량을 보여줬지만 바클레이즈 한국 법인 자체가 철수하면서 역량 있는 DCM 조직도 와해됐다.

도이치증권은 바클레이즈처럼 철수한 것은 아니지만 DCM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조진우 전무를 필두로 한 DCM 조직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연중 내내 딜과 관련된 영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에서 한국 DCM 조직 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벌어진 일로 해석된다.

이들의 빈자리는 프랑스계 하우스들이 채웠다. 크레디아그리콜,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은 4~6위를 차지하며 영미계 하우스들을 위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하우스는 크레디아그리콜이다.

크레디아그리콜은 DCM에서 2016년 이전까지 존재감이 없는 하우스였다. 증권 자회사였던 CLSA를 2012년 중국 증권사에 넘기면서 국내 증권 라이선스도 함께 사라졌다. 2015년까지 7억 달러 이상의 한국물 주관 실적을 올려본 적이 없다.

2016년 크레디아그리콜은 한국물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17억 6214만 달러를 주관해 4위에 올랐다. DCM 헤드인 조성민 상무를 필두로 2014년부터 조직을 세팅해 영업력을 강화했고 올해 그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RBS 홍콩 지사 인수를 마무리해 증권 라이선스까지 확보하며 2017년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BNP파리바는 15만 2500만 달러 규모의 주관 실적을 쌓아 5위에 올랐다.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었지만 은행을 낀 영미계 하우스와 크레디아그리콜의 급부상으로 인해 3위였던 순위가 두 계단 낮아졌다.

BNP파리바는 자산유동화증권(ABS) 뱅커 출신인 박인재 전무가 DCM을 이끌고 있어 구조화상품에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하우스로 분류된다. 커버드본드는 BNP파리바의 대표작이다. 2016년 발행됐던 두 건의 커버드본드(국민은행·주택금융공사) 딜에 BNP파리바는 빠지지 않고 주관사로 참여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14억 6116만 달러의 주관 실적을 쌓아 6위를 차지했다. 2013년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인가받은 소시에테제네랄은 그 다음달인 8월 DCM 조직을 신설했다. 영업력 확대에 힘을 쏟은 소시에테제네랄은 2015년 9억 3810만 달러로 7위에 오르며 한국물 시장에 연착륙했다.

2016년에는 BNP파리바에서 이재형 전무를 영입해 영업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6년 약 15억 달러에 달하는 실적을 올리며 전년 대비 5억 달러 가량의 실적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글로벌본드 딜에도 주관사로 참여해 DCM 영업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2016년 G3 해외채(공모) 발행 주관 순위

◇ 달러화 쏠림, 이종통화 실종...캥거루본드 강세로 호주 은행들 수혜

달러화가 한국물 조달 통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이종통화는 찾기가 어려웠다. G3(달러화·유로화·엔화) 시장에서도 달러화를 제외하면 유로화본드와 사무라이본드 각각 한 건씩 발행되는 데 그쳤다. 비G3 시장에서는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만 등장했다. 2015년 달러화에 이어 2대 통화로 떠올랐던 중국 위안화는 2016년 한국물 공모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호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비G3 한국물 리그테이블에서는 호주계 은행들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웨스트팩과 ANZ는 각각 4건을 주관해 2억 달러가 넘는 주관 실적을 쌓았다. 호주계 은행들인 이들은 국내 증권 라이선스 없이 캥거루본드 발행에 주관사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NZ는 캥거루본드 주관과 대출 실적을 기반으로 수출입은행 25억 달러 글로벌본드, KEB하나은행 3억 달러 유로본드 등에도 주관사로 참여했다.

2016년 비G3 해외채(공모) 발행 주관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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