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미래에셋벤처, 증권사 신탁자금 운용...배경은 [신탁형 벤처펀드 물결]일부 VIP 고객 신탁계좌 수익률 '낮아' 고민...그룹 차원, 벤처펀드 운용 결정

김나영 기자공개 2017-01-13 08:25:12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0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 등의 신탁자금을 토대로 신탁형 벤처펀드를 만든 배경은 기존 VIP 고객들의 수익률과 새 투자 트렌드에 대한 그룹의 관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신탁형 벤처펀드의 운용사례도 벤치마킹으로 작용했다.

10일 미래에셋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부 VIP 고객의 신탁 수익률이 낮은 경우에 주목해 비상장주식 등 투자분야 다각화 과정이 있었다"며 "근래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결성되는 신탁형 벤처펀드에 대한 그룹 고위관계자의 관심이 높았던 것도 한 몫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신탁자금을 토대로 140억 원 규모의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증권사 신탁자금으로 운용하는 첫 펀드로 위탁운용사(GP) 커밋 10%가량을 제외한 전액이 신탁자금이다.

이 신탁자금의 주체는 두 증권사의 개인 및 기관 신탁고객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신탁형 벤처펀드는 따로 거창한 광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증권사 고객 중 10억 원 이상을 맡긴 고액 자산가들에게만 조용히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 중 빠르게 재문의를 해온 고객들에게만 펀드를 열어주고 140억 원이 되자 바로 마감했다. 200억 원까지 설정할 수 있었지만 첫 합동 신탁형 벤처펀드인 만큼 작고 강하게 가야 한다는 내부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비상장주식 운용 수익률, 계열 벤처캐피탈이 더 뛰어나

모든 증권사가 그렇듯 미래에셋에도 VIP 고객들이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일부 VIP 고객의 계좌는 주식형펀드부터 랩어카운트에 이르기까지 수익률이 좋지 않다는 전언이다. 국내 증시가 일명 '박스피'임을 감안해도 몇몇 고객들의 신탁계좌에서는 지나친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했다는 후문이다.

미래에셋은 이 고객들에게 뭔가 새로운 상품을 제안해야 한다는 고민과 압박감에 휩싸였다. 내부 회의 결과 근래 수익률이 가장 높은 프리IPO 시장이 낫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증권사에서 직접 운용하는 펀드로는 비상장주식을 전문적으로 다루기가 여의치 않았고 평균 수익률을 맞추기도 어려웠다.

증권사 펀드는 대부분 일반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유가증권이나 코스닥이 아닌 프리IPO를 보면 당연히 가격이 싸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운용 과정에서 싼 맛에 비상장주식을 사들였다가 깨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회사 수수료는 올라갔지만 고객들의 잔고는 더욱 쪼그라들었다.

급기야는 해당 VIP 고객들의 민원이 들어왔고 그룹 고위관계자가 보기에도 조치가 필요하다는 엄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왕 프리IPO에 집중할 요량이면 증권사가 직접 운용하기보다는 이 분야 전문가인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선 배경이다.

가까운 곳에 답이 있었다. 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근 몇 년 간 대부분의 벤처펀드에서 멀티플 더블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사에서 먼저 벤처캐피탈의 손을 잡고 신탁형 벤처펀드를 만들자고 제안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한국투자파트너스나 IMM인베스트먼트의 신탁형 벤처펀드 결성 사례도 벤치마킹하면서 확신을 굳혀갔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일부 신탁고객이 펀드 손해와 수수료를 전부 물어야 하는 억울한 경우가 생기면서 그룹 차원에서의 검토가 이뤄진 것이 맞다"며 "유가증권이나 코스닥이 아닌 비상장주식에서 승부를 보려면 신탁형 벤처펀드가 가장 적합한 형태로 판단돼 새롭게 시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