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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2경넘는 글로벌 SRI펀드, 삼성전자 매도 시작되나이재용 부회장 구속시 국내 증시 연쇄 충격파 우려

박상희 기자공개 2017-01-17 14:38:0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7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사회책임투자(SRI)를 강조하는 해외 연기금 및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RI펀드의 글로벌 순자산 규모가 2경 원을 초과한다는 점에서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박스피 탈출을 꾀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기업지배구조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3년 12월말 기준 글로벌 사회책임투자 규모는 약 26조9390억 달러(한화 2경 9455조 원)에 달한다. 최근 글로벌 트렌드가 갈수록 사회책임투자를 강조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현재 운용규모는 이보다 더 커졌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글로벌 SRI지수는 MSCI SRI지수가 대표적이다. 한국은 이중 이머징 지수(MSCI EM SRI Index)에 포함돼 있는데, 투자 비중은 약 13% 정도다.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주가 상위권에 포함돼 있지만 삼성전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SRI 포트폴리오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보유 비중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들의 사회책임투자는 높은 수익률만을 목표로 하는 일반 주식형펀드 및 투자일임과는 투자 행태가 다르다"면서 "유럽이나 미국 등은 사회책임투자는 SRI가 태동된 곳인만큼 회사 경영이나 최고경영자에 대해 더욱 엄격한 투명성과 청렴성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경 원을 훌쩍 뛰어넘는 해외 사회책임투자펀드 등에서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이 0.1%만 된다고 해도, 그 규모가 수십조 원에 달한다"면서 "만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수사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매도가 시작될 경우 시가총액 250조 원 안팎의 삼성전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190만원대에 진입했으나 특검이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18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시가총액은 이 부회장이 특검에 출두한 12일 272조9179억원에서 257조8652원으로 떨어졌다. 2거래일 만에 15조527원이 증발했다.

SRI투자는 연기금 및 기관투자가의 투자 일임이나 공모펀드 투자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투자대상 종목 선정 시 재무적 기업평가 방식과 함께 비재무적 기업평가 방식을 활용해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비재무적 요소는 미래의 지속가능성장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기업지배구조, 사회공헌, 환경(ESG)등이다.

주요 SRI 평가 대상 및 기준은 법규 위반, 소송연루 사실의 여부 등 최고경영책임자(CEO) 및 회사의 범법 행위 등을 포함한다. 사회적 공헌 부문에서는 뇌물수수 등 부패방지 노력 여부 등도 함께 평가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18일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기업지배연구원 관계자는 "사회책임투자는 아예 처음부터 ESG 요건을 충분히 충족하는 베스트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포지티브 스크리닝을 적용하거나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등을 활용한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슈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쓰는 SRI펀드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보통 CEO가 구속기소가 되면 그때부터 예의주시하는데, 이 부회장의 경우 기소가 되거나 법정에서 실형을 받은 게 아니고 구속영장만 청구된 상태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한국의 대표 주식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 삼성전자 매도는 곧 한국 시장에 대한 매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건 결국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접겠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 코스피 대장주인 만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면서 "만약에 SRI펀드 등에서 삼성전자 매도가 현실화 될 경우 2011년 이후 박스권에 갖혔던 코스피가 상한선을 뚫을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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