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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PE-큐캐피탈, 낙관론 지나쳤나 [메이플세미컨덕터 법정관리⑩]투자 6개월 만에 회생절차 신청

권일운 기자/ 김세연 기자공개 2017-02-13 08:28:4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9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기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내로라하는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빼어난 실적이 매력 포인트였다. 지난해 8월 메이플세미컨덕터에 100억 원을 투자한 NH투자증권-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만 해도 회사 측이 제시한 청사진에 대해 별다른 의심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NH-큐캐피탈 컨소시엄은 지난해 8월 메이플세미컨덕터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100억 원어치를 취득했다. 해당 RCPS는 메이플세미컨덕터가 신규 발행한 주식이었던 까닭에 100억 원의 자본이 회사로 유입되는 효과를 낳았다. RCPS 발행가는 주당 7만 원이었으며, 연복리 6%의 수익이 보장돼 있었다.

NH-큐캐피탈 컨소시엄이 메이플세미컨덕터 투자에 활용한 펀드에 국민연금 자금이 1400억 원 투입됐다는 점은 회사 평판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뢰할 만한 기관투자가의 참여 덕분에 메이플세미컨덕터가 예고한 '2018년 상반기 기업공개(IPO)' 역시 차질 없이 이뤄질 것으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상황은 급반전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5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한 메이플세미컨덕터가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이로 인해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계획한 투자자들의 계획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메이플세미컨덕터의 매출채권 누적과 여신한도 축소 등 유동성 악화 조짐은 신규 자금을 조달하기 전인 지난해 초중순부터 나타났다. 그런데도 선뜻 자금을 집행한 기관투자가들의 행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가 고의적으로 부실을 숨겼을 가능성은 적지만,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악화 국면에 접어든 메이플세미컨덕터에 신규 자본을 수혈해 극적인 턴 어라운드를 기대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결론적으로는 두 차례에 걸쳐 투입된 150억 원이라는 자금이 메이플세미컨덕터에 가져온 효과는 연명 치료 수준 이상도 아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RCPS 투자 당시 체결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만 보더라도 NH-큐캐피탈 컨소시엄은 상황을 낙관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안전장치 형태로 삽입하는 리픽싱 조항은 여간해서는 발동되지 않는 수준에서 설정하는데, 메이플세미컨덕터의 실적이 리픽싱을 일으킬 정도로 악화됐다는 점에서다.

NH-큐캐피탈 컨소시엄이 취득한 RCPS는 2016 회계연도 메이플세미컨덕터의 순이익 또는 영업이익이 60억 원 미만을 기록할 경우 전환가액을 6만 5000원으로, 50억 원 미만을 기록할 경우 6만 원으로 조정할 수 있게끔 돼 있다. 리픽싱이 이뤄질 경우 NH-큐캐피탈 컨소시엄이 취득할 지분율이 높아져 주당 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상쇄하는 효과를 낸다.

잠정 집계된 메이플세미컨덕터의 2016 회계연도 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발생하는 반면, 당기순이익은 적자가 유력하다. 주당 7만 원에 투자한 메이플세미컨덕터 RCPS의 전환가가 6만 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NH-큐캐피탈 컨소시엄의 보유 지분이 늘어날 여지는 있지만, IPO시 기업가치 평가(밸류에이션)의 잣대가 되는 주당 이익 감소폭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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