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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돈 안 되는 '구매카드' 외면 기업계 카드사 대비 실적저조…외형확대 지양 '수익위주' 경영

원충희 기자공개 2017-03-09 09:44:09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8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의 기업구매전용카드(이하 구매카드) 실적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계열사 구매카드 실적이 큰 편인데 현대카드는 타사에 비해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외형보다 수익경영에 치중하면서 저마진 상품인 구매카드에 별로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의 구매카드 이용액은 1조 25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14조 7870억 원), 롯데카드(11조 5850억 원) 대비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심지어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카드(3조 2590억 원)보다도 저조하다.

구매카드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제조·유통계열사가 있는 기업계 카드사는 일반적으로 구매카드 실적이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높다"며 "신한카드의 전신이 옛 LG카드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대카드의 실적은 기업계 카드사라고 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구매카드는 기업이나 정부가 자재, 물품 등을 구매하기 위해 쓰는 신용카드이다. 납품업체와 구매업체 간 어음 및 외상으로 거래하던 방식에서 비롯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1999년 첫 선을 보인 구매카드는 정부의 소득공제 혜택 등에 힘입어 시장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42조 779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특성상 구매카드는 기업계 카드사들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삼성, 롯데 등 제조·유통기업을 끼고 있는 카드사는 계열사 간 거래시장(캡티브마켓)이 자동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나 롯데쇼핑의 경우 자재·물품 구매용 카드로 계열 카드사의 상품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기업계 카드사의 구매카드 실적은 대부분 계열사 관련실적이라고 보면 된다"며 "계열사에 높은 수수료를 물릴 수 없으니 수익성은 낮지만 거래규모가 커 볼륨 늘리기엔 좋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즉 구매카드는 수익성보다 외형확대에 적합한 상품이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삼성카드의 이용실적은 98조 5130억 원으로 KB국민카드(97조 4630억 원)를 제치고 업계 2위다. 그러나 구매카드 등의 실적을 빼면 78조 8370억 원으로 KB국민카드(91조 4480억 원)보다 낮아진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치는 현대카드에게 구매카드는 흥미가 가는 상품이 아니다. 수익성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 볼륨경쟁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카드의 작년 말 당기순이익은 1724억 원으로 전년(2128억 원)대비 19% 감소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저마진 상품인 구매카드에 딱히 영업력을 들이진 않는다"며 "구매카드 실적이 타사 대비 낮다고 해서 별로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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