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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인베스트먼트의 도전 [thebell note]

박제언 기자공개 2017-03-13 08:19:48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0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복기(復棋). 두었던 바둑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실수나 패착 등을 분석하는 일을 말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바둑기사들은 반드시 복기를 해 자신의 실력을 되짚는다.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수를 둘 수 있는 묘안도 떠올릴 수 있는 게 바로 복기인 까닭이다.

KB인베스트먼트가 올해초부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복기를 시작했다. 악습을 없애고 안주하지 않기 위한 과정이었다. 유명 컨설팅업체의 도움도 받았다. 2014년말 선임된 박충선 대표가 지난해말 연임에 성공한 후 독한 마음을 먹은 결과였다. 박 대표는 KB국민은행이 그렇듯 KB인베스트먼트를 업계 리더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새로운 수를 두기 시작했다.

우선 본부체제를 대표펀드매니저 중심으로 전환했다. 본부가 아닌 잘하는 인력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기로 했다. 우수한 투자와 회수뿐만 아니라 펀드를 결성해도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성과보수 체계를 회사 보다 인력에게 유리하게끔 바꾼 셈이다. 연공서열 보다 실력이 우선이라는 점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 임직원에겐 확실한 동기부여다.

KB인베스트는 사실 벤처캐피탈이라는 간판을 달았지만 보수적인 투자와 회수를 하는 곳이었다. 은행지주가 모회사라 구조적으로 보수적인 은행 마인드가 기업문화로 남아 있었다. 리스크 관리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으나 '고위험·고수익' 영역인 벤처캐피탈업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기업문화였다. 이 때문에 KB인베스트먼트는 오랜 기간 복지부동 이미지로 인식됐다.

당장 KB인베스트먼트가 올해부터 투자·펀딩·회수부문에서 1~2위를 다툴 만큼 성장할 것이라 기대하진 않는다. 벤처캐피탈 업무라는 특이성을 고려할 때 최소 2~3년은 지켜봐야 한다. 다른 어느 금융부문 보다 인내가 필요한 영역이다. 뿌린 만큼 거둘 수 없는 곳이 벤처캐피탈이기도 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변화에 도전하는 KB인베스트먼트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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