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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 공룡, 벤처투자부터 '피 섞기'까지 창업주 독대에 일사천리 진행…장기적 시너지 노려

김나영 기자공개 2017-06-28 08:32:32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7일 1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50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스왑하며 서로 피를 섞었다.

IB업계에서 주식을 맞교환하는 것을 두고 '피를 섞는다'고 한다. 피를 섞는 행위는 단순한 거래 관계 이상을 의미한다.

네이버는 금융이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을, 미래에셋대우는 자사주를 처리하고 자본금을 확충하는 효과를 얻었다. 단기간 효과를 뛰어 넘어 중장기적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7일 자사주 5000억 원어치를 서로 맞교환하는 방식의 주식스왑을 단행했다. 맞교환하는 미래에셋대우의 자사주는 4739만 3364주(지분 7.11%), 네이버의 자사주는 56만 3063주(지분 1.71%)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자사주 스왑은 반년 전 공동 벤처투자를 목적으로 한 신성장기술펀드가 인연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과 독대를 하며 상호간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1000억 규모의 신성장기술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신기술 중심의 벤처투자를 위해 양사가 1:1 매칭으로 500억 원씩을 출자하는 형태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문 투자그룹인 만큼 펀드 조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고, 네이버는 보유현금을 통해 유망한 성장기업을 찾아내는 법을 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증권·자산운용을 비롯해 직접 벤처투자를 영위하는 계열사 미래에셋벤처투자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분기별·연간 이익이 증가하면서 관계기업 투자를 늘리는 데 주력해 왔다.

신성장기술펀드는 블라인드펀드 형태로 출범 초기인 만큼 투자 내역이나 실질적인 수익률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의 트랙 레코드가 양호하고 양사의 투자 관심도가 일치해 중장기적인 파트너십이 가능했다.

이번 주식 스왑을 통해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확충이나 자사주 파킹 효과를 볼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자본금 규모가 6조7000억원 대에서 7조원 대로 껑충 뛰었다.이와 달리 네이버는 단기간 이익을 얻을 것은 별로 없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의 사업 시너지는 예상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네이버가 중장기적으로 인터넷 뱅킹이나 인공지능(AI)를 활용한 금융 투자 사업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쟁상대인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뱅크에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금융 산업에 간접 진출한 바 있다. 네이버가 관련 사업에 진출할 때 미래에셋대우와 전략적 제휴를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인터넷뱅킹 진출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대우증권을 인수한 이후 압도적인 자산 규모와 자기자본을 갖게 됐고, 네이버는 국내 포털뿐 아니라 메신저 라인과 신기술 연구·개발로 몸값을 올리고 있다"며 "서로의 관심사와 니즈에 부합하는 벤처펀드 조성을 계기로 향후 사업 시너지를 위해 이러한 자사주 스왑까지 도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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