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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채권단, 페이퍼코리아 거래로 '윈윈' 지분 11% 및 자회사 담보로 300억 대출

송민선 기자공개 2017-07-28 09:22:39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6일 1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이퍼코리아 거래로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채권단이 '윈윈'했다. 페이퍼코리아 채권단은 유암코의 도움으로 급한 불을 껐고, 유암코는 1호 바이아웃 기업 세하의 산업 재편을 노릴 수 있게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지난 24일 자회사 유앤아이대부를 통해 페이퍼코리아에 300억 원을 대출해줬다. 담보는 최대주주인 버추얼텍이 보유하고 있던 페이퍼코리아 지분 2601만 6270주(지분율 약 11%)와 페이퍼코리아의 100% 자회사인 나투라페이퍼 보통주 102만 주다.

이번 자금 투입은 페이퍼코리아 채권단 측 요청에 따라 긴박하게 진행됐다.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우리은행 등은 지난 21일 페이퍼코리아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자 유암코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암코가 직접 대출하는 대신 자회사를 활용한 이유다. 별도의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할 경우 금융감독원에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신규법인'에 해당하는 펀드에 출자하기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까지 필요하다. 유암코 자산이 3조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유암코가 사실상 페이퍼코리아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한다. 대출금의 만기는 오는 11월 30일까지로, 버추얼텍과 페이퍼코리아 모두 4개월여만에 대출금을 상환할 만큼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대출금 300억 원을 출자전환할 경우 유앤아이대부는 페이퍼코리아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동시에, 나투라페이퍼 지분을 전부 갖게 된다. 나투라페이퍼는 페이퍼코리아가 전주페이퍼 충북 청주공장을 100%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신설 법인으로, 공장 인수대금은 750억 원이다.

유암코가 채권단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을 꺼준 모양새지만, 이번 페이퍼코리아 거래로 유암코 역시 실리를 취했단 평가가 나온다. 어떤 식으로든 유암코의 첫 바이아웃 투자처인 제지업체 세하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이다.

유암코 투자 초기인 2014년엔 31억 원, 2015년 8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세하는 2016년 처음으로 영업이익(108억 원)을 창출했다. 흑자 전환이라는 성과를 냈긴 했지만, 그 규모가 투입자금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세하의 본격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선 추가적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수적이다. 권육상 세하 사장도 "중장기적인 계획은 주주의 몫이겠지만, 금융비용을 초과하는 영업이익을 시현하기 위해선 공급과잉 상황에 처한 제지업체의 인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세하는 과자, 의약품 등의 포장지로 쓰이는 백판지 생산 업체다. 유암코가 페이퍼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백판지 △라이너지 △신문용지 등 모든 제지 산업에 진출하게 된다. 페이퍼코리아의 주력 생산 제지는 외포장용 라이너지 등 골판지다. 자회사 나투라페이퍼는 신문용지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세 가지 제지는 제조공정이 비슷하다. 세하와 페이퍼코리아가 하나갈 될 경우 제조공정 효율화에 따른 비용절감도 일부 가능할 전망이다. 백판지와 라이너지의 주원료는 '폐지'라는 점에서 일부 원가절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유암코가 페이퍼코리아 대출만기인 11월 말까지 회사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출자전환을 하지 않더라도, 유암코 입장에선 세하의 간접적인 경쟁사를 제거하게 된다. 다만 유암코 관계자는 "향후 구조조정 계획을 짜고 있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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