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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버코리아 '대박회수' 주역, 이정우 한국대표 국내 투자실적 전무하던 베인에 첫 성과 안겨

한형주 기자공개 2017-09-27 15:02:34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7일 08: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급 명성을 가진 사모펀드임에도 유독 국내에서만 존재감 없던 베인캐피탈이 최근 눈부신 활약으로 시장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베인은 투자한 지 불과 1년 6개월 여만에 투자 원금의 수 배에 달하는 차익을 남기게 된 카버코리아에 공동 투자했고, 최근에는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일본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한발 다가서는 주역이 됐다. 특히 국내에서의 베인캐피탈의 활약 뒤에는 모간스탠리PE 출신 이정우 씨가 있다. 베인캐피탈은 이정우 한국대표가 합류하기 전까지 한국에서 투자 실적(트랙레코드)이 전무했다.

서울대와 미국 명문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출신인 이정우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를 거쳐 모간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MSPEA)로 이직하며 사모투자 세계에 발을 내딪었다. 이 대표가 베인캐피탈로 영입된 것은 지난 2015년. 단신으로 한국 투자 총괄직을 맡게 돼 심적 부담감도 컸을 것이다.

이런 그가 직접 딜을 소싱해 이직 후 1년 만에 뚝딱 완수해낸 거래가 바로 카버코리아 바이아웃(Buy-out)이다. 하우스 차원으로는 첫 한국 투자가 성사된 순간이었다. 경영권 지분 60.39%에 대한 인수가는 4300억 원. 골드만삭스와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한 것이지만, 데뷔작 치고 규모가 작지 않았다.

베인캐피탈의 카버코리아 인수는 최근의 매각 결정만큼이나 전격적으로 추진됐다. 베인캐피탈과 이 전무가 당시 카버코리아의 오너이던 이상록 대표에게 경영권 매각을 제안할 무렵 카버코리아는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카버코리아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를 계획하던 재무적투자자(FI) 보유지분도 약 40%에 육박했다. 베인캐피탈로서는 대주주와 FI를 모두 설득해야 수의계약(프라이빗 딜)이 가능한 구조였다.

결국 베인캐피탈은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12~13배에 해당하는 낮지 않은 가격에 이상록 대표 지분 일부와 FI 소유분 대부분을 받아줬다. "베인이 실적에 굶주려 다소 무리한 베팅을 한 것 아니냐"는 외부 평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현재 유니레버(Unilever)와 협상 중인 매각가를 고려하면 괜한 우려였다.

카버코리아의 EBITDA는 베인캐피탈로의 피인수 직전 해인 2015년 약 500억 원에서 이듬해 1830여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그 덕에 기업 밸류도 3조 원 남짓(유니레버가 제시한 인수가 22억 7000만 유로 기준)으로 치솟았다.

이로 인해 함박웃음을 짓게 된 주체는 비단 베인캐피탈만이 아니다.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대표 입장에서 1년 전 보유지분 전량을 털지 않고 상당 부분을 남겨놓은 것은 지금 생각하면 신의 한 수였다. 카버코리아 매각이 실제 3조 원대에서 이뤄진다면 이 전 대표(지분율 35%) 개인 몫으로 돌아가는 자금만 1조 원을 웃돌게 된다. 그가 만약 작년에 카버코리아 경영권을 베인캐피탈 등에 넘기면서 주식을 모두 처분했더라면, 이번에 유니레버를 통한 회수액의 절반도 현금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베인캐피탈은 카버코리아의 최대주주 지위임에도, 그간 경영을 이 전 대표 등에게 위임해 왔다.

기존 대주주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향상시킨 결과 카버코리아를 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관심 가질 만한 회사로 키워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베인캐피탈의 이름으로 거둔 성과지만, 한국 기업 투자인 만큼 핵심적인 역할은 이정우 전무가 담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인캐피탈은 카버코리아 인수 후 꼭 1년 만인 지난 7월(거래완료 기준) 바이오의약품 제조사 휴젤의 경영권을 양수하며 한국 내 두 번째 투자를 개시했다. 이 또한 매매가 1조 원 규모의 빅딜이다. 앞선 카버코리아 거래에서 엑시트 능력을 인정받은 베인캐피탈과 이 전무가 휴젤을 통해선 또 어떤 성장 스토리를 보여줄지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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