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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가능성·한계' 함께 보여줬다 [보험사 자본조달 리뷰]③첫 공모발행, 5천억 조달 성공…국내 시장 '규모·금리' 미성숙

안영훈 기자공개 2017-11-13 10:24:40

[편집자주]

보험회사의 2017년 자본조달 일지가 빼곡히 채워져 가고 있다. 1월부터 지금까지 10개 보험사가 상장(IPO),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역대 두번째로 큰 장이다. 지금도 5곳의 보험회사가 2017년 마지막 자본조달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큰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배경과 보험회사별 조달의 특징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0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4월 한화생명은 '국내 최초 신종자본증권 공모 발행사'로 자본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생명의 공모발행은 보험사가 국내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조달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과 아직은 미성숙한 시장 자체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신종자본증권 공모발행 첫 길을 열다

금융감독 당국의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요건 완화 이후 자본확충 수단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는 보험사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 사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신종자본증권은 중소형 보험사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발행형태도 '1000억 원 미만 사모 발행'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 조달

하지만 지난 4월 한화생명은 5000억 원의 자본을 신종자본증권 공모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그 길은 사뭇 험난했다.

소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사모 발행과 달리 공모 발행의 경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만큼 발행 절차가 까다롭다.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를 통해 회사의 상황을 빠짐없이 알려야 한다.

신종자본증권 첫 공모 발행이었던 만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검토는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하게 진행됐다. 한화생명은 까다로운 심사를 넘어섰고,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증권신고서는 공모 발행을 계획하는 보험사들에게 모범 답안지가 됐다.

공모 발행 절차에서 선례를 만든 한화생명은 국내 신종자본증권 조달 시장에서 사모가 아닌 공모로도 수천억 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흥국생명과 한화손보는 한화생명보다 2주 앞선 3월 말 사모 방식으로 각각 350억 원, 3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화생명의 발행 전까지는 신종자본증권 조달 시장 규모의 한계는 1000억 원 미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한화생명도 발행 당시 얼마나 조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전해질 정도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당당히 5000억 원 조달에 도전장을 냈고, 성공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수 백억 원 조달에 그쳤다면 국내 신종자본증권 시장 여력은 여전히 500억 원 미만 수준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라며 "한화생명의 통 큰 베팅이 시장의 사이즈 자체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투자여력·금리 한계'를 드러내다

한화생명이 대규모 조달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 자체의 한계도 드러났다.

한화생명의 공모 발행은 주로 리테일 시장을 겨냥해서 이뤄졌다. 투자 큰 손인 기관투자자들이 아직은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5000억 원 발행 이후 한동안 시장 자체의 투자여력이 고갈됐다는 말이 나왔다. 동시 다발적으로 보험사들이 국내 신종자본증권 시장에서 조달에 나설 경우 5000억 원 규모의 파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한화생명의 발행금리는 4.58%로 정해졌다. 신종자본증권이 만기 30년이라는 점과 타사들의 사모 발행 금리와 비교하며 역시 한화생명이란 말이 나올 정도의 금리다. 하지만 시점을 달리하면 생명보험업계 2위 한화생명조차도 국내 신종자본증권 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조달에 나서기 위해서는 4% 중반대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결국 한화생명보다 한 수 아래인 중소형사 입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대규모 자본조달은 성공해도 금리 부담이 높아 여전히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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