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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놓고 있는 삼성…"도대체 인사가 언제냐" [삼성리더십 어디로]퇴직 예정 연차 소진하고 재출근도…결재라인 혼란에 일 손 놓기 일쑤

김성미 기자공개 2017-11-14 08:07:0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3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대체 인사는 언제쯤 나나요."

삼성맨들이 울상이다. 사장단 인사에 이은 후속 인사가 차일피일 늦춰지면서 삼성 내부에 혼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략을 짜고 기획안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맨들은 일손을 놓고 있다.

인사 지연은 단순한 승진자 누락의 이슈를 넘어선다. 결재 라인의 상층부에 있는 임원들이 일손을 놓으면서 후선 업무도 사실상 올스톱이다. 이미 퇴진을 예고한 임원들은 연차를 소진한 뒤 물러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열흘 넘게 임원 인사가 나지 않자 휴가를 냈던 임원들은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복귀한 임원들에겐 일감이 주어지지 않는다.

난감하긴 복귀한 임원 본인 뿐 아니라 후배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진 마당에 신규 사업이나 전략을 결재받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누가 신규 임원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책임지고 일을 추진할 수도 없다. 조직개편 이슈도 마찬가지다. 조직 슬림화가 예고된 사업부나 신규 사업부는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삼성 직원들은 임원 인사와 맞물린 조직개편이 완료되기 전까진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미래전략실 없이 치르는 첫 번째 인사는 혼란의 연속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원 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내부 임직원들이 업무에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사장단 인사 이후 연이은 후속 임원 인사가 지체되고 있는 탓이다. 삼성전자 임원 인사는 지난주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조만간' 발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여전히 공식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보통 사장단 인사가 단행되면 적어도 2~3일 후에 후속 인사가 이어진다. 통상대로라면 삼성전자는 지난주에 이미 사장단 후임인사와 임원 승진인사, 조직 개편인사를 모두 마무리하고 새로운 체제하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과거에 비해 한 달가량 빠르게 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쇄신과 세대교체를 예고했지만 그 의미도 퇴색했다.

올해 삼성 인사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들이 알아서 진행하는 첫 번째 인사였다. 일부 임원들에겐 퇴임을 알리고 연차 소진을 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당 임원들은 연차 소진에도 인사가 나지 않아 자리에 복귀했고 특별한 업무가 주어지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결재라인은 실종돼 업무 마비 상황이다. 아이폰X 출시 소식이 전해지면 발 빠르게 지원금을 인상하거나 마케팅을 확대하는 전략을 내놓아야 하는데 새로운 업무 진행이 불가능하다.

계열사 간, 사업부간 인재 쟁탈전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행정처리 미숙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론 인력 조정에 실질적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승진한 임원을 신설된 조직의 수장으로 세우고 싶지만 기존의 조직에서 이 임원이 꼭 필요하다고 반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고려하면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직원 중 약 1%만 임원에 오르기 때문에 승진자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이들을 또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장고를 거듭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다른 계열사 간 인력 교류, 배치도 문제다.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임원을 배치하려면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연쇄적으로 업무 조율이 이어지는 복잡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올해 사장단 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르게 단행하며 조직 쇄신과 분위기 안정에 나선다는 목적이었지만 미전실 해체로 모든 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 잡아야 업무 안정성과 시스템이 빠르게 제자리를 잡는데 이 같은 혼란이 매년 계속된다면 보이지 않는 손실이 엄청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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