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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보험영토 확장]'매물 1순위' KDB생명, 열위한 자본적정성에 외면⑨3차례 매각 실패…인수가 제외 수천억 지원 부담 내포

안영훈 기자공개 2017-12-01 15:19:15

[편집자주]

보험업계의 금융지주사발(發)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생·손보사에 공공연히 관심을 드러내며 인수 득실을 재고 있다. 그룹 내 존재감이 미약했던 보험 분야를 강화해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잠재적 매물 리스트에 오른 보험사의 매력도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30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 전 산업은행의 자회사 편입 꿈이 깨진 KDB생명에게 남은 것은 외형 성장의 후유증으로 무너진 자본적정성과 매물 1순위 타이틀 뿐이다.

보험업 강화를 위한 금융지주의 매물 발굴 저울질이 시작됐지만 공식 매물 1순위 KDB생명에 관심을 갖는 곳은 전무하다.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잠재 매물이 넘치는 상황에서 KDB생명의 경우 인수시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남은 것은 외국계 자본 뿐이지만 이 조차 가능성은 적다. 한국 보험시장 진출을 위해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인수 가격외에도 치뤄야 할 돈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은 성장 잠재력이 넘치는 알짜배기 생보사였다. 하지만 금호그룹이 M&A 승자의 저주로 인해 무너지면서 KDB생명의 운명도 바뀌었다.

2010년 금호생명에서 산업은행 계열 KDB생명으로 거듭날 당시만 해도 미래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당장은 산업은행 PEF의 출자 기업이지만 곧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될 것이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KDB생명만의 희망이 아니었다. 산업은행도 KDB생명에 부행장 출신인 최익종 전 사장을 내려보내면서 자회사나 마찬가지로 대우했다.

산업은행 계열로 거듭난 이후 KDB생명의 첫 행보는 외형 확장이었다. 무너진 설계사 조직을 확충하고 보험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2009년 9월 자산 8조 원 돌파 이후 3년도 안돼 KDB생명의 자산은 10조 원의 벽을 넘어섰다. 그 기간동안 자본확충도 수시로 이뤄지면서 KDB생명의 외형 확장은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외형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후유증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신계약 증대로 인한 판매수수료 증가, 영업조직 확대 등으로 인한 판매직접비 증가, 운용자산이익률 감소 현상이 나타났고, 그 결과 당기순이익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KDB생명

당시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정 수준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치부됐고, 이러한 문제는 향후 산업은행 자회사 편입시 대주주 지원을 통해 해소될 것이란 믿음이 강했다.

그러나 2014년 산업은행의 민영화 중단으로 KDB생명의 대주주 지원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급격한 외형 확장 과정에서 무너진 자본적정성 정상화는 KDB생명이 스스로 풀어야 하는 과제가 됐다.

KDB생명은 채권 발행 등 시장 자본조달에 나섰지만 산업은행이라는 뒷배가 사라진 상황에서 KDB생명에 투자하려는 기관은 없었다. 실제 2013년 산업은행 민영화 계획 중단 소식이 처음 언급된 직후 추진된 KDB생명의 후순위채 발행 수요예측에 참가한 기관투자가는 단 한곳도 없었을 정도다.

이후 수차례 후순위채 발행 시장을 찾아 겨우 자본을 확충했지만 그때마다 발행 금리는 높았다. 2014년 공모 발행 당시에는 5.5%를 기록했고, 이후 시장금리 하락과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타사들보다 높은 수준인 4% 중반의 금리를 부담해야 했다.

KDB1

2014년 두차례 매각 실패 이후 지난해 3번째 매각 시도도 불발됐다. 열위한 자본적정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산업은행 계열 생활 7년간 남은 것이라고는 116.18%밖에 안되는 RBC비율과 매물 1순위 타이틀 뿐이다.

당장 KDB생명이 최소한의 자본적정성 기준( RBC비율 150%)을 충족하기 위해선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2000억 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향후 규제강화 등의 변화 속에서 자본걱정 없이 경영 정상화 체제를 유지하려면 약 5000억 원이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원하는 매물은 안정적인 자산을 보유한 회사"로 "현재 KDB생명에 관심을 갖는 이는 아무도 없는데 인수 가격은 둘째 치고 인수 후 지원금액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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