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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리멤버 M&A로 영상인식 기술 강화 신중호 라인 CGO 주도 아래 오랜 물밑 작업

권일운 기자공개 2017-12-28 08:36:00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2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리멤버 인수합병(M&A)은 꽤 오랫동안 이뤄진 물밑 작업의 결과물이었다. 차세대 검색 서비스의 양대 축이 음성과 영상이라는 점을 깨달은 네이버는 가장 효율적으로 영상인식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리멤버 M&A라고 판단,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와 라인플러스는 이미 지난 10월 명함관리 서비스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에 총 100억 원을 투자했다.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주력인 이들 회사는 신주 취득과 별개로 벤처캐피탈들이 보유하고 있는 구주 지분 매입도 추진했다. 과반 지분을 확보해 리멤버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려는 목적이었다.

일련의 거래는 신중호 라인플러스 대표의 주도 아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는 라인플러스 대표이자 실질적 본사 격인 일본 라인주식회사의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고 있기도 하다. 모바일 환경에서 가장 파급력이 큰 서비스가 무료 메신저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 대표는 사실상 네이버의 모바일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네이버는 리멤버가 보유하고 있는 영상인식 기술을 높게 평가했다. 명함을 카메라로 촬영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연락처 DB를 구축하는 리멤버의 서비스가 비슷한 유형의 경쟁 서비스에 비해 인식 정확도나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훨씬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리멤버의 명함 인식 기술은 조금만 응용한다면 모든 활자 매체를 손쉽게 디지털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검색과 메신저 사업이 주력인 네이버와 라인은 입력 과정에서의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멤버를 M&A하는 것이 최적의 솔루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리멤버 측은 네이버와 라인의 인수 제안을 초기에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리멤버에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한 벤처캐피탈들은 아직까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당장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 차익을 실현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그려보자는 것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네이버 측과 논의를 진행하면서 리멤버 설립자인 최재호 대표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최 대표가 가장 우려한 부분은 리멤버가 자생적으로는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탁월한 서비스인 리멤버가 수익모델 없이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것이 최 대표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최 대표는 결국 리멤버의 인수 제안에 응하기로 했다. 일단 처음에는 네이버와 라인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는 형태를 띠었다. 이후 FI들과 협의해 리멤버를 네이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법을 모색했다. 최 대표는 리멤버의 성장을 위해 네이버와의 M&A는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들어 FI들을 설득했고, FI들 또한 최 대표의 이같은 뜻을 받아들여 보유 지분을 네이버에 매각하는 데 동참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에 인수된 이후에도 한동안 대표이사로 재직하기로 했다. 리멤버 서비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데다 리멤버의 서비스와 기술을 네이버와 라인의 기존 서비스와 융합하는 데 적임자라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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